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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 (양장) ㅣ 믿음의 글들 18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대해, 루이스는 아주 쉽게 실천 방법을 가르쳐 준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억지로 생기게 애쓸 것이 아니라, 일단 사랑한다고 가정하고 행동하다 보면 자연스레 감정도 생길 거라고 말한다
유태인들을 미워해서 학대했으나, 학대하다 보니 더욱 미워지는 악순환을 역으로 이용하라는 것이다
선과 악의 감정은 모두 복리로 증가한다고 한다
정말 그 말이 맞다
미워하면 할수록 더욱 미워지고 사랑하면 할수록 더욱 좋아진다
감정이 계속 증폭된다고 해야 할까?
기독교적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한다
사랑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또 남을 사랑하라고 해서 그가 저지른 모든 잘못을 다 잘했다고 칭찬하라는 말도 아니다
잘잘못을 따지지 말라는 게 아니라, 나란 인간이 실수투성이고 단점이 많다는 걸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사랑하듯, 남에게도 마치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베풀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가 잘 되길 바라라고 한다
이를테면 유영철 같은 놈이 잡혔다, 사람들은 그를 미워하고 욕한다
그러나 그가 자기 죄를 뉘우치고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게 바로 사랑이다
유영철에 대해 자기가 평소 갖고 있던 온갖 스트레스까지 다 퍼부으며 마치 그를 단죄하는 것이 정의인 양 행동하는 것은 기독교의 계명을 어기는 일이다
루이스는 교만을 가장 큰 죄라고 규정한다
교만은 남보다 우월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생긴다
사실 이것만큼 우리를 괴롭히는 감정도 없을 것이다
이런 이기적인 욕망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하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 위해 돈을 벌고 열심히 일하는 게 아니라, 남보다 더 잘 살기 위해 애를 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라고 해야 할까?
언젠가 읽은 우화집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
피정을 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저녁 기도도 안 드리고 자 버리자, 기도를 드리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남들 흉을 본다
피정 왔으면서 저녁 기도도 안 드리고 자 버리냐고, 진실한 교인들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러자 아버지가 슬픈 목소리로 말한다
아들아, 차라리 오늘 네가 기도를 안 드리고 자는 게 나을 뻔 했구나
이 아버지가 걱정하는 것이 바로 루이스가 말한 교만이었을 것이다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남보다 낫다고 여긴다면 그 마음이 바로 교만이다
교만의 함정에 빠지기란 얼마나 쉬운지!!
굳이 기독교적 계명이 아니라 할지라도, 남과 비교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사람을 불행하게 이끈다
비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비교를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운좋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우리는 우리가 믿는 바를 지속적으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만히 내러벼 두는데도 정신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신념은 없습니다 신념은 계속 붇돋워 주어야 합니다 사실상 믿음을 저버리는 사람 100명 중 정직한 논쟁을 거쳐 추론한 결과 믿음을 버리는 사람이 과연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성경읽기와 기도, 그리고 교회에 계속 나가야 함을 역설한 말이다
물론 나 역시 동의하는 바다
그렇지만 성경읽기와 기도까지는 그렇다 쳐도, 교회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 많다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사람들은 혼자 성장할 수 없다고 한다
교류를 통해 믿음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교류라는 것이 받아들이기 힘든 분위기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부 교회는 종말론에 초점을 맞춘다
세상이 망하고 휴거가 일어나고 천년왕국이 세워진다는 말은, 상징적인 의미로 나는 믿는다
또 몇 년 내에 그 일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나는 구원받았고 내일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데 대체 왜 그 종말에 그렇게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세상의 종말을 관념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