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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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에세이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읽고 팬이 됐다.

지하철에서 한 장 한 장 아껴 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저자의 다른 에세이도 읽어 봐야겠다 생각하고 빌린 게 <카탈로니아 찬가>인데 스페인 내전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워낙 부족해서인지 실패했고 다른 책은 거의 대출중이라 못 읽다가 드디어 한꺼번에 조지 오웰 책들을 휴가 기념으로 죄다 빌렸다.
막상 휴가가서는 많이 못 읽었다.
돌아와서 책상에 앉아 본격적으로 읽을 때도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역자가 주를 꼼꼼하게 달긴 했는데 문장이 한번에 쉽게 읽히지가 않는다.
번역의 문제인가?
아니면 에세이 자체가 어려운가?
내 독서 수준의 문제?

또다른 책은 역자가 다르니 읽고 판단을 해야겠다.


한 번에 쓱 읽히지는 않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참 좋은 글들이다.

전체주의에 대한 저자의 강한 비판에 격하게 공감했다.

저자가 정의하는 민족주의는 파시즘과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지식 좌파들이 우습게 생각하는 애국주의가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게 만드는 실제적인 힘인 반면, 민족주의라는 것은 자기가 속한 집단의 위신을 얻기 위해 다른 모든 가치들을 폄하하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사고체계라고 설명한다.

요즘 인터넷의 이른바 좌파 논객이라는 사람들의 논리를 들어 보면, 조지 오웰이 지적하는 것과 너무나 일치해 읽으면서도 놀랬다.

본인들은 민주주의이고 진보이고 "도덕적"으로 옳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나머지를 수구꼴통이라고 비난하겠지만 이들의 주장 행태를 보면 매우 파시즘적이다.

조지 오웰 당시에는 소련이 이런 진보를 담당했던 모양이다.

자신이 속한 영국이라는 국가의 집권층, 기득권층을 비난하기 위해 소련, 심지어 히틀러마저도 처음에는 옹호했던 이른바 좌파 지식인들의 허위와 위선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한다.

<동물농장>를 쓰게 된 저자의 배경이 충분히 이해된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집단의 논리로 개인을 희생시키는, 그러면서도 정작 대중에게는 이익이 전혀 돌아가지 않는, 파시즘, 혹은 전체주의에 대한 오웰의 강력한 반발이 느껴지고 나 역시 그의 생각에 매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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