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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왕국 신라
김기흥 지음 / 창비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굉장히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요즘 화랑세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어 신라 중대에 관한 다른 시각을 보고 싶어 재독했다.
예전에는 쉽게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신라사를 압축하다 보니 상당히 내용이 많다.
대충 읽은 것과 깊이 있게 읽은 독서의 차이랄까.
화랑세기는 위작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저자, 임용한씨의 책에서 긍정적인 언급을 발견하고 새삼 관심이 생겨서 열심히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위작이라고 확신하므로 관련 내용도 거의 없다.
1970년대에 발견된 천전리 서석을 보면 수많은 화랑들의 이름이 나오는데 화랑세기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위작의 증거 중 하나로 본다.
고고학적 유물에서 증거가 나와야 믿음이 생기는데 이런 부분이 참 아쉽다.
임용한씨나 이종욱씨에 따르면, 화랑세기에 월성이 해자로 둘러 쌓였다고 나오는데 이는 최근 발굴을 통해 입증된 것이므로 위작이 아니라고 했다.
그렇지만 가장 확실한 증거는 임용한씨 말대로 미실의 묘비 같은 게 떡 하니 발굴되는 게 아닐까.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다.
화랑세기를 역사로 받아들인다면 고대사가 훨씬 풍부해질테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고려 시대에도 근친혼이 성행했고 남자가 (특히 왕이) 수많은 부인에게서 여러 자녀를 두는 것이 너무 당연했다.
화랑세기는 여자도 다수의 남편을 둔다는 점이 다르다.
신라는 성골이라는 매우 폐쇄적이고 특별한 왕족 집단이 있었으니 신분제가 주는 절대적인 권위에 힘입어 여성들도 여러 남편을 둘 수 있지도 않았을까?
저자는 영일 냉수리비나 울진 봉평비 등 고고학적 유물을 중심으로 신라의 역사를 서술한다.
그 부분이 신뢰가 간다.
문헌 기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재적인 고고학적 증거가 있어야 비로소 신뢰받을 수 있는 역사로 인정된다고 생각한다.
또 신라의 한반도 통일이 주는 의의에 공감하는 바다.
내가 신라의 통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도 아마 이런 책의 의견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신라 중고기에 대부분의 내용을 할애한 것이라 좀 아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