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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 2km
신정원 감독, 임창정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코메디 영화로서 괜찮다는 평 때문에 봤는데 전반부는 재밌다가 후반부로 가면서 지루하고 황당했으며 또 유치했다 대략 그 귀신 나오면서부터 유치해지는 것 같다 마지막에 다이아몬드 훔치러 가는 마을 사람들의 차를 운전하던 사람에게 귀신이 쓰여 일부러 낭떠러지로 돌진한다는 식의 결말은, 제목은 생각이 안 나는데 보험금 타 먹으려다 가족까지 죽이게 되는, 박진희 나오는 영화와 거의 흡사해 신선도 떨어졌다
처음에는 퍽 흥미로웠다 우리나라 영화는 욕 빼면 할 얘기가 없다더니, 깡패들의 욕은 마치 일상 생활의 한 장면을 촬영한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임창정의 연기는 아주 자연스러워 가수 그만하고 연기에 몰두하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권오중 연기도 괜찮다더니만, 앞부분에만 잠깐 나와서 평하고 말 게 없다 제일 어색했던 캐릭터는 말할 것도 없이 송이라는 귀신 여자애다 캐릭터 자체가 워낙 현실성이 없어서 누가 해도 다 어색했을 것이다 공포 영화도 아니고, 아무리 코믹 영화라지만 좀 더 호러스럽고 사실적인 분위기를 낼 수는 없었을까? 한국 영화 기술의 한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혹은 시나리오 작가의 역량 부족이던지
발단부나 전개부는 괜찮았다 권오중이 조직에서 다이아몬드를 훔쳐 도망가고 차 사고 때문에 시실리라는 마을 팬션에 묶에 되는데 우발적인 사고로 기절하게 되고, 마을 사람들이 다이아몬드 때문에 그를 생매장 하는 데까지는 괜찮았다 그 다음에 조직의 중간 보스인 임창정이 쫓아 와서 권오중 내노라고 난리칠 때까지는 재밌었다 그런데... 꼭 귀신 등장으로 사건을 마무리 해야 했을까? 사건을 풀어 갈 다른 전개 방법은 없었을까?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송이라는 여자애가 토지 보상 문제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설정은 그런대로 봐 줄만 한데, 대체 귀신으로 등장해 임창정이랑 농담 따먹기 하는 장면은 왜 삽입했단 말인가?
여기서부터 영화는 완전 유치 짬뽕으로 흐른다 마을 사람들에게 돌아 가면서 송이의 귀신이 쓰이는 장면은 참 억지로 웃을 수 밖에 없는 유치한 코메디였다 번개 맞아 죽은 권오중은 대체 왜 등장한 건지...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권오중이 마을 사람들에 의해 생매장 당한 뒤 임창정 일파가 그를 쫓아 왔을 때 어떤 식으로 사건이 해결될지 정말 궁금했다 그런데 사건 해결 방법이 기껏해야 귀신의 등장이라니, 시나리오 작가의 한심한 상상력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진짜 다이아몬드를 보면 정신이 홱 돌아 버릴까? 하나에 천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라면 잠시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현금도 아닌 장물인데 이걸 꿀꺽 삼키기가 쉬울까? 더구나 시체를 자기 팬션에 은닉한다는 게 평범한 사람들에게 가능한 일일까? 나중에 보니까 마을 사람 전체가 토지 문제로 송이를 살해한 전적이 있는 걸 보면 이해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