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울퉁불퉁하다 - 우리가 상상하는 인도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정호영 지음 / 한스컨텐츠(Hantz)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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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마음은 부자라는, 물질보다는 정신이 풍요로운 나라로 알려진, 성자의 나라 인도라는 이미지가 허상임을 보여주는 책.
위대한 영혼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마하트마 간디가 사실은 카스트 제도를 유지하면서 자티라는 직업세습 체제를 보존하고 했던 수구주의자임을 고발한다.
실제 인도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인도 사람이 쓴 책을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어떤 인물이든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다른 법이니 말이다.
김대중이라고 하면 민주화에 평생을 바친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고 하겠지만, 한국 내에서는 국민의 세금으로 평화상을 샀다는 평가도 있으니, 간디에 대한 평가도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위인으로 인정받은 사람의 이면을 들추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적어도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물질적 가난과 차별을 도덕적으로 덮으려는 수사어에 대해서는 나 역시 반대한다.
한편으로는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도 들긴 하다.
물질적으로 얼마나 부유한가가 과연 삶의 행복을 재는 척도인가, 그렇게 따지면 선진국 사람들은 무조건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길 수 있는가, 이방인의 눈에서 내부를 보는 것은 얼마나 정당한가 등의 어려운 문제들에 답을 하기가 참 그렇다.
저자는 중국의 티벳 지배를 하층민들 입장에서는 바람직하다는 뉘앙스로 서술했는데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인도의 영국 지배나 조선의 일본 지배 역시 근대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여튼 인도 내부의 뿌리깊은 관습인 카스트 제도를 비판한다는 점에서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슬람 사회가 여성을 차별하는 것이 분명하고 그것을 충분히 비판할 수 있겠으나 외부인이 도덕적으로 우위에 선 입장으로 한 사회와 문화권을 비판한다는 것이 자칫하면 오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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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2-10-19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베르카드가 생각나네요. 간디와 달리 불가촉천민이었고, 좀 지향하는게 달랐던 것 같은데... 윤회와 반윤회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간디의 그런 면모도) 이 책도 한버 읽어 볼까 싶네요.

marine 2012-10-21 12:12   좋아요 0 | URL
네, 안그래도 이 책에서 간디와 대척점에 놓고 바람직한 인물로 서술한 사람이 바로 암베르카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