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SE [dts]
변혁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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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직도 상영하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상영 중이라면 완전히 스포일러가 될텐데... 안 보신 분들은 이 글 읽지 맙시다 ^^


한석규는 연기를 참 잘 하는 배우다 한석규 한 물 갔네 어쩌네 하지만 영화에서 그의 연기력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이번 영화에서도 충분히 자기 몫을 했다고 본다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이은주 연기도 괜찮았다 블루 노트에서 재즈 부르는 장면도 멋지고 섹스 장면도 나름대로 화끈하게 찍은 것 같다 특히 이은주네 방은 인테리어의 승리 같다 대체 몇 천 만원 투자하면 그 정도로 꾸밀 수 있을까? "올드 보이" 에서 유지태네 방 보는 기분이었다 반면 성현아와 엄지원은 정말 별로였다 특히 엄지원은 좀 답답했다 캐릭터의 성격 탓일까? 마지막에 엄지원과 이은주가 동성애 관계였다는 거 고백할 때도 하나도 감정이입이 안 됐다 극전 반전이라더니, 웃기네 이 수준이었다 성현아 역시 평범 그 자체였다 왜 영화를 보면 TV 볼 때와는 달리 연기 잘 하는 배우와 못 하는 배우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걸까? 누드집 때문에 더 드러내고 말 것도 없는 성현아는, 벗는 장면조차 신선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벗는 걸로는 조금도 시선을 잡아끌 수 없는 만큼 연기력으로 승부해야지 않을까? 무지하게 많은 발전이 필요하리라 본다


제일 웃기는 장면은  한석규가 권총 조립하면서 하는 말, 이 권총 갖고 싶어서 하고 많은 대학 중에 경찰대 갔는데 미국 갔더니 슈퍼에서 팔더라 일상적인 상황에서 툭 던지는 농담 한 마디가 작은 웃음을 유발한다 자상하고 예의바른 경찰이 아닌 싸가지 없고 거친 경찰이라는 점이 더 마음에 든다 캐릭터가 보다 현실적이고 살아 있다고 해야 할까? 툭툭 던지는 농담에 웃을 수 있는 건 외국 영화를 볼 때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리라 한국 영화 볼 때 이런 아기자기한 코메디 장면에 웃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사진관 살인 사건과 한석규와 이은주의 치정 관계는 겉도는 느낌이 든다 그냥 각자 두 개의 사건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연관성이 아주 약하다고 할까? 마지막에 한석규가 죽으려다 살아나서 완전히 성격이 변한 뒤 성현아 찾아가는 장면도 참 별로였다 갑자기 풀이 죽은 한석규 모습이 느닷없어 보였다 하긴 죽으려다 살아났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석규와 이은주가 트렁크에 들어가 죽어가는 모습은 정말 사실적이었다 특히 한석규가 이은주에게 제발 니 손 좀 치워 줄래, 말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극한 상황이 되면 사랑이고 뭐고 없게 된다 일단 살고 봐야 할 거 아닌가? 결국 공포감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고 만 이은주, 나중에 보니까 한석규가 권총으로 쏜 것 같다 하긴 트렁크 안에서 낙태를 했으니 정신분열증을 일으킬 만도 하다 사람 참 우습게 죽을 수도 있구나 싶다 신문에 나오는 어이없는 사건들도 실은 다 이런 하찮은 일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은주가 죽고 난 후 한석규는 시체와 동거한 셈이다 경찰이라 시체 보는 게 좀 더 익숙했을까? 어쨌든 강한 놈만 살아남는 건 확실하다 목이 타니까 이은주가 흘린 피까지 핥는 모습은 정말 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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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4-12-06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이요. '사진관 살인 사건' 이 너무 겉돌았지요. '손' 과 ' 거울에 대한 명상' ( 제목 이거 맞나요? -_-a ) 과 ' 손' 도 작품을 읽고 충격 받았던 거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 단순히 내용을 알고 봐서만은 아니고요) 아무튼 이러니 저러니 말들이 많아도,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새무앨 헌팅턴의 '미국' 리뷰 타고 들어왔는데, 낯익은 사진, 오늘 제 서재에 들러주셨던 '나나' 님이시군요.


marine 2004-12-07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하이드님 반갑습니다^^ 네, 하이드님 서재에서 좋은 글 많이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