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배수아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이 독특해서 읽고 싶었는데, 역시 실망스럽다


단편이 소설적 완결 구조를 갖춘다는 건 참 어렵다


짜임새 있는 중,단편은 어쩌면 작가의 능력을 드러내는 바로미터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문열에게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단편 소설을 좋아한다면 "아우와의 만남"이 들어 있는 이문열 중단편집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혹은 "저문 날의 삽화"가 있는 박완서 단편 모음집도 참 좋다


(그녀는 도시의 소시민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력을 지니고 있다


그 위악성과 삶의 애환을 어쩜 그렇게 잘 표현하는지!!)


 


이건 e-book으로 읽은 최초의 책이다


장편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의의로 80 페이지 남짓되는 짧은 소설이다


그래서 뭔가 일어날 줄 알았지만, 허무하게 끝나고 만다


사실 작가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마음에 드는 부분도 몇 군데 있다


그럴듯한 직업을 갖지 못할 게 뻔한 희망없는 여대생이 갖는 서글픔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개학해서 학교에 가면 멋진 옷을 입고 자태를 뽐낼 여학생들 틈에 낄 수도 없다는 부분에서는, 능력도 없는데 예쁘지도 않은 평범한 소시민이 갖는 삶의 페이소스가 느껴진다


우리 대부분은 다 그렇다


잘난 사람들 틈에 끼어 한없이 초라해지고 비참해져 일탈을 꿈꾼다


그렇지만 대부분 일상이 주는 편안함과 안전함을 포기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무는데. 유독 배수아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 나간다


 


여대생이 집을 나가 백화점 직원으로 사는 게 쉬운 일일까?


또,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예쁘지 않다고 스스로 고백함에도 불구하고 흔히 쉽게 사랑을 한다


그래서 소설이 진행되는 건지도 모르지만, 주인공들은 쉽게 사랑을 하고, 쉽게 일탈을 하며, 대체적으로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쿨하다!!


(주인공의 쿨한 성격은 드라마에서 재벌 2세를 보는 것만큼이나 흔한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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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4-12-07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셨는지도 모르겠는데요, 김영하의 단편짐 ' 엘리베이터에 끼인 남자' 를 추천합니다. '호출' 이 더 낫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영화에선 느끼지 못하는 단편의 짜릿함을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좀 더 고전으로 간다면 체호프 단편과 심리소설의 달인 로얼드 달의 ' 당신을 닮은 사람 ' 도 같이요. 로얼드 달은 동화에서도 특이한 정신세계를 보여줬는데, 그의 심리소설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동서미스테리북스에서 나왔어요.

marine 2004-12-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김영하의 다른 단편집 "오빠가 돌아왔다" 를 읽고 좀 실망해서 그 책은 안 읽었는데 읽어봐야겠네요 로얼드 달은 처음 듣는 사람이예요 도서관에서 찾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