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좌절을 안겨 준 책사실 나는 맞춤법이라든가 우리말 문법 같은데 관심이 많은데 쉽게 읽을 수가 없다국문학과 안 가길 잘했다고 해야 하나?어렵고 지루하기 짝이 없다그래도 이 책은 한글 창제나 외래어 표기 등 좀 흥미있는 주제를 다룬 거라 기대했는데 역시 재미없다솔직히 잘 이해도 안 간다아무래도 밑줄 그으며 공부해야 할 것 같다세종대왕이 음성학자였음은 당연하다일단 글자 창조 자체가 획기적인 발상 아닌가?본인이 음성학에 관심이 없었다면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어쩜 발음 기관을을 본따 만들 생각을 다 했을까?신숙주는 그 옛날에 요동땅으로 중국인 음성학자를 만나기 위해 일곱 번을 왕래했다고 하니, 귀한 몸이 참 고생 많이 했겠다최만리의 상소를 읽으며 숭유가 곧 사대이고 당시의 가장 중요한 가치였음을 새삼 느꼈다지금 눈으로 보면 중국에 예속된 정신적 식민지 상태지만, 서양에서도 민족국가란 개념이 겨우 근대에 생긴 걸 생각해 보자과거 우리는 중국과 같은 공동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지금과 개념 자체가 다른데 현재의 기준으로 그들을 재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집현전에서 한글 창제에 동참한 신숙주나 성삼문 등도 중국 발음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그러므로 숭유나 사대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받아 들였고, 주체성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는 얘기다최만리나 신숙주 등은 그저 어디에 중점을 두냐의 문제일 뿐 근본적으로는 같은 가치관을 공유한 것이다그러니 성삼문 등이 사육신의 난을 일으켰지한글과 가림토나 신대문자의 관계는 사실 별 게 없다고 한다속이 좀 시원하다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글이 생각할수록 고마운데, 세종대왕의 위대성을 깍는 것 같아 가림토 등의 출현이 불편했다그런데 지은이는 그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다왜 무관한 것인지 밝혀야 할 게 아닌가?그러고 보면 저자들이 참 글을 못 쓴다교수들이라고 하는데 어쩜 이렇게 글을 못 쓰는지...한글 맞춤법을 제정할 때 최현배는 품사과 형태를 중요시 했는데 박승빈은 소리나는 그대로 쓸 것을 주장했다소리나는 대로 쓰면 편하긴 하겠지만 왠지 글자 모양이 어색할 것 같다기존의 방식에 익숙해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단어 자체의 모양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현재의 형태주의가 더 좋다향찰이나 이두에 대한 얘기는 정말 너무 지루해서 무슨 얘기인지도 모르겠다중국과 달리 우리 말순으로 한자를 풀어 쓴 게 이두라고 하는데, 향가 해석에는 손발 다 들었다국어학자들 꽤나 머리 아프겠다음운론이나 통사론 말고 국문학이나 역사가 훨씬 재밌다맞춤법에 대한 책을 한 권 구입해 참조하고 교양으로 읽는 건 포기해야겠다너무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