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독서일기 2 - 1994.11 - 1995.11
장정일 지음 / 미학사 / 1995년 12월
평점 :
절판


나를 슬프게 한 책이다

한 번 집은 책은 끝까지 읽는 편인데  (마음에 안 드는 책은 욕하려고라도 읽는다), 절반 읽고 손을 놔 버렸다

내가 거의 읽지 않은 책들이야 공감할 수가 없었다

다른 책 에세이들은 감상문 외에도 책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들이 많이 추가되어 공감할 때가 많았는데, 장정일은 평범한 독자에게는 불친절 하다

읽다가 그만 둔, 내 독서 역사에 아주 드문 케이스가 되고 말았다

의미없이 읽어가는 문장들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의 사색적인 감상문들이 좀처럼 감동을 주지 않았다

대신 꽤나 책을 많이 읽는다는 생각은 했다

1년간 쓴 감상문을 세어 보니 영화 몇 편까지 합해서 대략 일주일에 세 권 정도 읽은 것 같다

사실 이 정도면 직업이 글 쓰는 사람이라면 아주 많이 읽는 건 아니다

예전에 일본의 한 평론가가 하루에 1권 꼴로 한 달이면 30권을 읽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글 쓰는 게 직업이라면, 즉 직장을 따로 나가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독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주 어려운 책은 예외겠지만, 글쓰기를 직업으로 한다면 자기 일을 위해서라도 이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

스티븐 킹이 쓴 "유혹하는 글쓰기"를 보면 글재주를 타고 난 위대한 작가들이 아닌 이상 우리 모두는 글을 잘 쓰기 위해 끊임없이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지어 차에서는 오디오북을 듣고 헬스 클럽에서도 책을 읽는다고 한다

책 읽는데 이 정도의 시간 투자는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일 주일에 세 권은 읽는다

직장에서 10시간을 근무하고 남는 시간에 이렇게 읽는다

장정일처럼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독서에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사실 하루 종일 책을 읽을 수 있는 그의 처지가 부럽기도 했다

물론 창작이라는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밥을 먹는다는 사실은 싫지만,  솔직히 독서하는 게 직업인 사람은 부럽다

그래서 도서관 사서가 제일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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