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부셨다 -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기행- 유럽편
권삼윤 지음 / 효형출판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올 들어 처음 하는 독서인 것 같다.
과천 도서관에 연체가 많이 되서 빌리지는 못하고 집에 있는 책을 읽기로 했다.
아빠가 준 책인데 제목이 너무 멋져서 몇 번이나 읽어야지 하면서도 내 책이라는 이유로 대출한 책들에게 자꾸 밀렸었는데 드디어 읽게 됐다.
1996년도에 발행한 책이니 무려 15년 전 책.
여행기는 보통 시간이 많이 지나면 시의성이 떨어지고 촌스럽기 마련인데 권삼윤이라는 여행작가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라 그런지, 비교적 흥미롭게 읽고 있다.

 
사람들이 흔히 가는 서유럽 보다는 그리스, 발칸 반도, 폴란드 등의 동유럽 쪽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두브로브니크가 어딘가 했더니 바로 크로아티아의 도시로, 아드리아해의 진주로 불린다고 한다.
폴란드의 크라코프도 유럽인들이 많이 가는 관광명소라고 한다.
유럽 하면 파리, 로마, 런던 같은 유명 대도시만 알았는데 이제 우리나라에도 유럽의 관광명소들이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유럽이 지금의 EU를 구성할 수 있었던 문화적 배경은, 기독교와 라틴어, 그리고 왕실의 혼인 정책을 빼 놓을 수가 없다.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지아 딸인 마리 앙트와네트가 프랑스의 루이 16세에게 시집가는 식으로 유럽의 여러 왕실은 다채로운 혼인으로 묶어졌고 그 과정에서 문화적 교류도 활발했다고 한다.
동양 삼국이나 베트남 등이 아무리 한자, 유교 문화권으로 묶인다 해도 동아시아 연합 등으로 묶일 수 없는 것과는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졌던 셈이다.

 
발칸 반도는 항상 어렵다.
예전에는 유고슬라비아 하나로 알면 됐는데 지금은 무려 여덟 개의 나라로 나뉘어져 볼 때마다 헷갈렸는데 관련 서적을 반복해서 보다 보니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온다.
오스트리아 밑에 위치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비교적 잘사는 편이고 그 밑의 알바니아 등은 사정이 어렵다고 한다.
미국처럼 연방을 이루면 국력을 키우기 좋을텐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국가를 이루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 보다.
96년도에 쓰여진 책인데도 현재 발칸 반도 상황이 나와 있어 개정판이 아닌가 싶다.
보기 편한 지도를 실어 놨으면 위치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을텐데 그 점이 아쉽다.

 
기억에 남는 몇몇 장소들로는,
1.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원이 위치한 아토스.
그 높은 산의 절벽 끝에 수도원을 세워 놓고 금욕적인 삶을 사는 수도사들의 전통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지금도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 하고 있고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천 년이 넘는 세월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tv나 신문에서도 접했던 곳 같다.
종교란 인간을 참 경이롭게 만든다.

 
2. 조그마한 섬나라 몰타
유명한 추리 소설 <몰타의 매> 를 읽고 성 요한 기사단이 수호한 나라 몰타에 대해 처음 알았다.
관광지로도 유명하다던데, 그보다는 기원전 3600년 경에 번성한 거석문화에 관심이 간다.
미노스 문명보다도 더 이전 문명이 아닌가.
이집트나 에게 문명보다는 덜 알려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이 문명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사실주의에서 점점 추상화로 변해가는 그림을 보면서 작가는 본질에 도달한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여전히 추상화의 의미부여는 나에게는 말장난처럼 보인다.
일종의 선언, 시위로서는 유효할지 모르가 말례비치 등의 구상을 예술로 느낀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3. 제일 가 보고 싶은 나라는 역시 러시아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에르미타쥬 미술관을 언제쯤 가 볼 수 있을까?
오페라와 발레가 공연되는 키로프 극장도 가 보고 싶고, 표트르 대제가 새 도시를 지은 네바 강가도 거닐어 보고 싶다.
러시아는 크기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4. 카프카와 드보르작, 스메타나 등의 조국인 프라하도 다시 가 보고 싶다.
돈 조반니가 처음 공연된 곳이기도 한다.
대학교 때 갔던 배낭 여행 때 들렸었는데 카를 다리에서 길거리 공연을 봤던 기억은 있지만, 제대로 체코를 느끼지는 못했다.

 
유럽은 워낙 멀어서 직장인이 여름휴가 내서 가기엔 힘들다.
학교 다닐 때는 시간은 많아도 돈이 없고.
지금은 비행기값이나 호텔비 지불할 여유는 있는데 시간이 없다.
여행을 업으로 삼는 작가가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먼 곳에 대한 동경은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사진이 흑백이라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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