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밥
김성윤 지음 / 클라이닉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여행을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은 뭘 먹고 살까 궁금해진다.
호텔이나 관광지에서 먹는 식사 말고, 우리나라의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처럼 정말 그 나라 사람들이 주식으로 매일 같이 먹는 음식이 뭘까 항상 궁금했었다.
마침 나 같은 호기심을 가진 저자가 이런 주제로 책을 내서 반가운 마음에 읽게 됐다.
저자는 조선일보에서 음식 담당 전문기자로 일했다고 하고 현재는 이탈리아에서 음식과 관련된 공부 중이라고 한다.
약력만으로 보면 충분한 셈.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은 좀 약한 편이다.
풀무원에서 발간하는 잡지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항상 느끼는 바지만 처음부터 기획된 책이 아닌 이런 연재물 모음은 어딘지 모르게 산만하고 주제의식이 약한 편이다.
또 잡지에 연재된 만큼 학문적 깊이나 본격적 탐구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250페이지 정도 되고 사진도 많이 실려 있고 가볍게 읽을 만 하다.
세계인의 주식에 대한 본격적인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세계화 시대라는 것을 방증이라도 하듯, 익히 알고 있는 음식들이 많이 등장한다.
인도의 난이라든가, 일본의 소바, 베트남의 쌀국수, 프랑스의 바게뜨, 미국의 베이글, 스페인의 파에야, 중남미의 토르티야 등등.
대부분 식당에서 먹어 본 음식들이고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생소했던 음식으로는 일명 이집트빵이라고 불리는 피타빵과 제노바 빵으로 알려진 포카치아 등인데 설명이나 사진으로 봤을 때 피타빵은, 지난 번 터키 여행 때 먹었던 간이 거의 안 된 빵이 아닌가 싶다.
터키의 주식은 케밥, 즉 구운 고기류인데 곡물로는 이 빵을 올리브 오일이나 수프에 찍어 먹는다고 한다.
포카치아는 제과점에서 흔히 볼 수 있다는 걸로 봐서 아마 직접 보면 나도 알지 않을까 싶다.
북아프리카의 주식인 쿠스쿠스는 <누들로드>에서 알게 됐다.
곡물가루를 동글게 빚어 찜통에 넣고 쪄먹는 형태인데 우리나라의 떡 같기도 하고 동그란 국수 같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는 역시 TV가 책보다 한 수 위다.
책으로만 봐서는 아마 쿠스쿠스가 무슨 형태인지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주식은 나시고랭이라는 일종의 볶음밥인데 아직까지 못 먹어 봤다.
흔히 안남미라고 부르는 찰기가 없고 부서지는 쌀을 직접 팬에 볶아 조리한 후 달콤한 간장이나 소스에 비벼 먹는다고 한다.
사진만 봐서는 딱 철판볶음밥이다.
일본의 주식으로 소개된 라멘과 우동의 차이는 맛과 모양으로는 당연히 알고 있지만 설명만 가지고는 구분이 약간 어려웠다.
둘 다 밀가루를 국수 형태로 만들어 국물을 부어 먹는건데 결정적인 차이는 뭔지 궁금하다.
라멘의 원산지는 중국의 산동성으로, 이 곳의 간수가 국수 반죽을 할 때 점성을 높게 하므로 수타면처럼 무한정 길게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누들로드>에서도 본 바다.
책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 중국에서 이름은 길게 늘였다고 해서 납면이라고 부르고, 우동의 면발과의 차이를 제외하면 결국 같은 범주의 요리가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냉면은 남한에 건너 온 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으로 대표된다. 
둘의 차이가 늘 헷갈렸는데, 책을 보면서 정확히 알게 됐다.
함흥냉면은 순수하게 전분만 가지고 면을 뽑고, 평양냉면은 메밀가루를 쓰지만 점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녹말을 7:3 비율로 섞는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이 면발의 차이인 셈이다.
평양냉면은 육수로 꿩고기나 쇠고기 등을 쓰는데 여기에 동치미 국물을 가미한다.
그래서 맛이 매우 담백하다.
반면 함흥냉면은 가자미회 등을 추가하고 매콤달콤한 비빔냉면 형태로 먹는다.
책의 설명에 따르자면 물냉면은 평양냉면, 회냉면이나 비빔냉면은 함흥냉면인데 이 구분이 정확한 건지는 모르겠다.
역시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소바는 일본의 메밀국수다.
역시 글루텐이 부족하기 때문에 밀가루를 추가하는데 우리나라의 대부분 식당에서는 아쉽게도 밀가루를 많이 쓴다고 하니, 일본 가서 직접 소바를 먹어 봐야겠다.
이 소바를 쓰유라는 장국에 담궜다 먹는데 냉모밀이 바로 모리소바이고, 온모밀이 가케소바다.
일본에서는 가쓰오부시를 장국으로 쓰는 반면, 한국에서는 멸치국물을 많이 쓴다고 한다.
<누들로드>에서도 본 바지만, 일본인들은 면 자체의 맛을 중시하기 때문에 국물이 매우 진하고 마치 양념장에 찍어 먹듯 소량 첨가하지만 (심지어 그냥 면만 먹는 경우도 봤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국물에 훌훌 말아먹는 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쓰오부시 보다는 멸치를 많이 쓴다고 한다.
이것은 이탈리아의 파스타도 마찬가지다.
나도 그렇지만, 한국인들은 파스타의 면발보다는 소스를 더 중시한다고 한다.
실제 이탈리아에서는 약간 덜 익힌듯한 파스타의 면 맛을 매우 중시하여 소스는 모양을 낼 정도로만 살짝 붓는 선에서 끝난다.
지난 번 <누들로드>를 보고 또 이번 책을 읽으면서 주재료가 갖는 본연의 맛에 좀 더 집중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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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2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들 로드, marine님도 보셨군요. 윤상이 한 음악이 정말 좋아서 전 음악에 이끌려 본 기억이 납니다. 제가 본 것은 2,3년쯤 전이었던 것 같은데(그때만 해도 저희집 텔레비전이 나왔었지요.지금은 일부러 끊었지만), marine님이 보신 것과 같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았죠? 이 책도 궁금해집니다. 보관함으로 책을 밀어넣게 만드는 재주!

marine 2010-08-2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dvd 로 출시된 걸 봤어요. <누들로드>와 <누들누드>가 같은 건 줄 알았답니다^^ 마지막에 보니 윤상씨도 나오더라구요. 이 책은 퀄리티가 아주 높지는 않아요. 질적인 면에서는 <누들로드>가 훨씬 앞서구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