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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 Actres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그냥, 뭐 그랬다.
S양이랑 보는 영화는 늘 그저 그런 것 같다.
나도 어쩐지 살짝 마이너 취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고른 영화들은 왜 죄다 이런 건지...
강남역에서 6시 반에 만나서 밥 먹고 7시 반에 영화 보는 게 원 계획이었는데 역시나 전혀 계획대로 되지 않고 만나는 시간이 벌써 7시에다가, 영화관 바로 앞 돈까스 집에 들어갔는데도 정작 밥 나온 시각은 7시 25분...
OTL...
맨날 병원에서 밤마다 시켜 먹는 질릴대로 질린 돈까스였지만 영화 보겠다는 일념으로 들어간 곳인데 그나마 30여 분 만에 음식이 나왔고 거기다가 덜 익기까지!
하여튼 대충 먹고 강남 씨너스에 들어갔는데 사람은 미터 터지건만 엘리베이터는 달랑 2대로 운영해 무조건 만원이라 사람들이 아예 먼저 타서 지하까지 갔다 오는 바람에 1층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계속 못 올라가고 진짜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심지어 만원이라고 삐소리 울리는데도 다들 절대 안 내리고 눈치만 보고 있고 나, 참...
8층 매표소에 내렸는데 영화관은 11층, 역시나 엘리베이터 절대로 안 옴.
결국 11층까지 걸어서 올라갔는데 숨차서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앞부분 잘라 먹었다.
상영관이 작아서인지 전석 매진 같았고 워낙 짧아 좀 아쉬웠다.
요즘 영화는 거의 세 시간에 달해서 돈은 안 아깝다 생각했는데 이건 본전 생각 좀 많이 났다.
무릎팍 도사 재판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런대로 신선하고 재미는 있었다.
누구 말대로 대체 왜 그렇게 카메라는 흔들어 대는지 적응하는데 한참 걸렸다.
완전 리얼인가 했는데 상당히 각본이 짜여져 있었고 군데군데 애드립이 있지 않나 싶다.
고현정이 아주 자신을 팔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
이혼 얘기가 주테마였으니까.
털털한 게 원래 성격 같고 어쩐지 호감이 생겼다.
그 전에는 왠 신비주의, 재벌은 이혼을 해도 사람들이 동경하는구나, 이렇게 좀 삐닥했는데 저런 성격이니 재벌가에서 못 견디지 않았나 이런 약간의 동정심도 생겼다.
같이 나온 최지우가 워낙 말라서 고현정이 떡대가 있어 보였다.
얼굴도 굉장히 큰 것 같고.
피부 좋은 건 탱탕한 얼굴살 덕분이지 않을까.
연예계 일하는 사람들의 그 오버스럽고 게이 같은 말투는 정말 적응이 안 됐다.
어쩐지 좀 재수없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막상 우리 하는 말도 녹음해서 딴 사람이 들으면 열라 재수없네 이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초반에는 여배우라는 그 캐릭터 자체가 재수가 없었다.
뭐랄까, 오직 그 한 사람을 위해 딴 사람들은 모두 밑에서 굽신거려야 하고 나르시시즘에 빠진 듯한 거부감이 확 드는 그런 족속들 같았다.
드라마의 캐릭터와 실제 인물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 주는 느낌?
김옥빈이 누구인지 몰랐는데 영화에서 꽤 예쁘게 나온다.
김민희도 귀엽게 나오고.
이미숙의 흰머리는 당연한 거면서도 좀 충격이었고 윤여정씨는 이제 정말 빼도 박도 못하는 할머니라는 걸 확실히 느꼈다.
요즘이 워낙 리얼이 대세인 시대라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음을 각오하고 특히 최지우 같은 그래도 스타가 신비주의 대신 저런 영화 찍는 게 약간은 놀랬다.
고현정이야 아예 맘먹고 이런 분야로 나서기로 작정한 것 같고.
옥션 광고 찍을 때부터 아, 이제 생계형으로 나가는구나 짐작은 했다.
이미숙이 굉장히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예능 나온 거나 이번 영화 보니까 이미지가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말을 잘 하거나 toxic 한 사람은 아니다라는 생각도 든다.
자기들끼리 하도 선생님, 선생님 하니까 진짜 웃긴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제 일반인까지 따라서 연예인에게 선생님 한다) 또 생각해 보면 영화에 나온대로 고현정과 이미숙이 열 두 살 차이고, 이미숙과 윤여정이 열 두 살 차이라니까, 미숙씨, 여정씨 할 수는 없지 않겠나 싶다.
그렇다고 할머니, 이럴 수도 없고.
병원에서도 나 보다 1년만 높아도 다 선생님 하니까, 선생님이야 말로 이 시대의 두리뭉실한 경칭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여튼 2009년도 대한민국은 리얼이 대세임을 다시 한 번 느꼈고 나름 무대 뒷편을 보여 준다는 의미로 신선한 기획이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