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음악 기행 - 유럽 문화 예술 기행 4
귄터 엥글러 지음, 이수영 옮김 / 백의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도서관의 좋은 점, 절판된 책도 얼마든지 쉽게 구해 읽을 수 있다는 점.
그런 거 생각하면 가능하면 많은 책들을 도서관에서 구매해 줘야 할 것 같다.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책들이 생각보다 빨리 절판되는 걸 보고 놀랄 때가 많다.
이 책도 벌써 절판이라니, 아쉽다.
어떤 분의 서재에서 리뷰를 읽고 고른 책인데 아쉽게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커버가 다 벗겨져 저 아름다운 표지 그림은 못 봤다.
왜 도서관 책들은 하나같이 표지를 벗겨 놓는 것일까?
책 판형은 정말 작고 예쁘다.
문고판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핸드백 속에 쏙 들어간다.
무척 잘 만든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용은 아주 흥미롭게 읽지 못했다.
일단 내가 워낙 음악 쪽에 문외한이고 오스트리아는 유럽 여행 때 잠깐 쇤부른 궁정 구경하고 온 게 전부라서 여기 나온 지명들이 어디 붙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오스트리아에 대해, 혹은 음악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본다면 정말 괜찮은 책이 될 것 같다.
사실 음악 기행문은 음악과 도시에 대해 사진 몇 장 실어 놓고 적당히 짬뽕해 놓은, 전문적이지 않은 어설픈 책이 되기 십상인데 적어도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균형을 잘 취했다.
사실 빈은 합스부르크의 영광이 다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중립국으로 전락한 조그만 나라 오스트리아의 수도라는 이미지 때문에 파리나 런던 등에 비해 별 거 없는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번에 노벨상 받은 에릭 킨델의 자서전을 읽고 빈이 얼마나 예술적으로 풍요로웠고 20세기 초에 세계의 문화 수도 역할을 했는지 알게 됐다.
한 권의 책이 주는 영향력이 이렇게 큰지 새삼 느꼈던 부분이다.
더불어 클림트, 쉴레, 코코슈카 등으로 대표되는 표현주의의 산실이 또 빈이 아닌가.
빈의 영광과 몰락을 안타까워 하는 노과학자의 심정이 너무 절절하게 잘 배어 있어 나도 모르게 빈에 대해 애정을 품게 됐다.
이 책은 그 빈의 아름다운 역사가 음악과 어울어져 잘 드러나고 있다.
<모던 타임즈>도 읽어 볼 생각이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아니라서 살갑게 와 닿지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문화권이 다르기 때문에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 같다.
마치 우리나라 예술계 동향을 외국인이 번역해서 읽을 때 지명이나 장소 등이 생소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문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주기 때문에 그 보편성과 초월성을 획득하는 것이리라.
여기 소개된 음악들을 들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