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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잉 - Knowi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같이 본 사람에게 민망할 정도로 초반에 심하게 졸았다.
전날 잠을 많이 못 자서 피곤하기도 했고 영화 보기 직전에 스트레스를 무지하게 받아 광고 시작할 때부터 걱정된다 싶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시작과 동시에 자 버렸다.
다행히 깰려고 애를 써서 2/3 정도는 볼 수 있었다.
니콜라스 케이지, 참 오랜만에 본다.
<더 록>을 봤을 때가 재수할 때니까 지금으로부터 무려 10년도 더 됐다.
재수학원 땡땡이 치고 영화나 봐도 될까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 영화 재밌게 보다가 간담이 서늘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리빙 라스베가스>에서 알콜 중독자 역할도 잘 소화해 냈고 코폴라 감독의 조카라는 점도 뭔가 그를 특별하게 기억하게끔 만든다.
잘 생긴 건 아닌데 영화에서 보면 나름 매력있다.
연기를 잘 해서 그런가?
요즘 영화는 아무래도 외계인이 대세인 모양이다.
대체 미국인들은 왜 그렇게도 지구를 지키려고 애를 쓰는지 무슨 강박증 환자 아닌가 싶다.
종말론이나 외계인이 일반화된 느낌이다.
행성 충돌이나 태양 폭발 등은 너무 흔해서 이제 새롭지도 않다.
<딥 임팩트> 까지만 해도 그래도 신선했는데 얼마 전 본 <지구 최후의 날> 이후로는 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이러니 <슬럼독 밀리어네어> 같은 외국 영화들이 각광받는 거다.
너무 식상하고 지겹다.
이런 내용인 줄 알았으면 안 봤을 거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종말론, 그것도 성경에 기초한 종말론!
딱 하나 볼만 했던 건 태양의 흑점이 폭발한 후 지구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이었다.
그건 좀 실감났다.
문득 7천만년 전의 공룡들도 느닷없는 불벼락에 저렇게 스러져 갔겠지 싶어 동정심이 생겼다.
숫자를 성경에 끼워 맞춰 해석하는 수 신비주의는 MIT 대학의 천문학자가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설정이 어찌나 유치한지, 참 내...
차라리 <디 아이>의 재난 구조 설정이 훨씬 인간적이다.
불의 심판을 받아 인간이 멸망한다, 선택받은 두 명의 아이들만 다른 행성으로 옮겨진다, 대체 이게 무슨 코메디 같은 얘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