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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그림 백가지
박영대 지음 / 현암사 / 2002년 6월
평점 :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집어든 책.
사실 빌릴 책들이 쌓여 있는데 이렇게 눈길을 끄는 책이 있으면 참 난감하다.
독서 리스트에 없는 책은 한 번 지나치면 그걸로 끝이기 때문에 눈길이 갈 때 어쩔 수 없이 순서를 무시하고 먼저 빌려서 읽게 된다.
가끔 대박을 건지는 경우도 있는데 솔직히 이번 책은 그저 그렇다.
저자가 이 쪽 분야를 전공한 사람이긴 한데 아주 전문가는 아닌 느낌이 든다.
그냥 일반인들을 위해 아주 쉽게 설명한 책 같다.
먼저 읽은 <조선 왕실의 미술 문화>와는 수준 차이가 많이 나고 그렇다고 글솜씨가 썩 괜찮은 것도 아니라 적극 추천할 책은 못 된다.
그렇지만 우리 그림을 100가지나 소개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는 그림도 있지만 모르는 그림도 꽤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어설픈 저자의 감상은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
별로 비슷한 내용도 아닌데 그림 설명 대신 어색한 감상평을 자꾸 집어 넣으니까 글이 아마추어처럼 보인다.
동양화를 이해하려면 화려한 색감 보다는 여백의 미, 운치, 우아함 등에 눈을 떠야 할 것 같다.
특히 먹이 주는 그 선의 느낌을 잘 이해해야 제대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비슷한 그림이 계속 반복되서 살짝 지루한 감도 없지 않지만 하여튼 색체 위주의 서양 미술과는 구별되는 평면적이고 정적인 동양 미술의 독특한 개성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문인화가들이 참 매력적인데 학문을 하는 선비들이 이렇게도 우아한 취미를 가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단원 김홍도나 안견처럼 전문적인 화가들도 물론 훌륭하지만 공재 윤두서 등의 문인화가들 그림은 옆에 씌여진 시와 함께 정말 시,서, 화의 삼절이라는 말이 딱 생각나고 강세황 같은 사람의 그림은 전문 화원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묘사력이 놀랍다.
리움 미술관이나 호암 미술관 등을 관람해 볼 생각이다.
중국 고사성어나 한문 등을 좀 알면 제대로 즐길 수 있으련만 그 점이 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