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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과 열광 - 어느 인문학자의 스포츠 예찬
한스 U. 굼브레히트 지음, 한창호 옮김 / 돌베개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마음에 들어 무척 읽고 싶었던 책인데 드디어 손에 넣었다.
살짝 흥분되기도 했던 것이, 나도 스포츠 애호가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농구나 야구, 축구 같은 이른바 프로 스포츠는 별 관심이 없고 육상이나 수영 같은 올림픽 기록 경기들들 좋아한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그 적극적인 도전 정신과 그들의 육체가 보여주는 탁월한 기량에 언제나 넋을 놓고 지켜본다.
이번에도 수영 사상 최초의 8관왕을 이룩한 팰프스나 100m 신기록을 세운 우사인 볼트의 경기를 질리도록 보고 또 봤다.
내가 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더욱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에 열광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여튼 불가능할 것 같은 과업을 이룩하는 그들의 놀라운 능력은 언제나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예전부터 스포츠가 국민의 귀를 막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학설을 믿지 않았다.
사람이 스포츠 경기에 열광하는 것은 국가가 오락의 장으로 마련해 줘서 생각하지 않고 뛰어드는 게 아니라, 정말로 마음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나 같은 사람들이 당당하게 스포츠 미학을 주장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여러 학설들을 가져와 설명해 준다.
스포츠를 일종의 예술로 보는 그 자세가 이해된다.
설명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닉 혼비의 <피버 피치>와도 일맥상통하는 책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읽은 하루키의 <승리는 소중한 것>이라는 올림픽 관전기와도 스타일은 다르지만 특히 마라톤을 서술한 부분에서 이 책의 저자와 비슷한 관점을 보인다.
하여튼 우리가 스포츠를 직접 하는 것보다 경기장에서 혹은 TV에서 엘리트 선수들을 보면서 열광하는 것은 절대로 우민화 정책에 물든 어리석인 대중이라서가 아니라 인간 본연의 미의식을 자극하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이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스포츠 선수들을 예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