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이야기 - 태양, 지구, 그리고 아홉 이웃들이 펼치는 눈부신 역사와 과학과 낭만의 드라마
데이바 소벨 지음, 김옥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처음 읽을 때는 어려워서 포기할까 했다.
태양과 수성까지는 어떻게 읽어 볼까 했는데, 금성을 지나서는 거의 안 읽고 대충 넘어가게 됐다.
학교 다닐 때 제일 어려웠던 과목이 바로 지구과학이었던 만큼, 취미로 교양서를 읽으려고 해도 별이나 지질 쪽은 영 모르겠다.
덮어버릴까 하다가 책이 하도 예뻐서 마음을 고쳐 먹고 노트북을 열었다.
지루하거나 어렵지만 읽어 볼만 하다 싶을 때 선택하는 방법이 바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이다.
관련 지식을 찾다 보면 어느새 책에 빠져들게 된다.
240페이지라는 얇은 분량도 도전해 봐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
처음과는 달리 점점 책에 빠져 들었고, 책의 수준 역시 나같은 초보자를 위해 아주 쉽게 쓰여 있었다.
전공하는 과학자가 아니라 단지 저술가이기 때문인지, 인문학적인 글쓰기를 한 것 같다.
이 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도 할 수 있겠으나, 내 수준에서는 이 책보다 어려운 책은 못볼 것 같다.

명왕성이 얼마 전 소행성으로 분류되어 이제 태양계는 8개의 행성을 가졌다고 한다.
이 책은 아직까지 명왕성을 행성으로 분류하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명왕성은 논란의 대상이었음을 보여준다.
카이퍼 벨트라고 해서, 행성이 되지 못한 물질들이 모여 제 3의 지대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명왕성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제 1 지대는 지구형 행성, 2지대는 목성을 위시한 거대한 기체 행성들, 그리고 3지대가 바로 명왕성 등의 멀리 떨어진 소행성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안 사실들이 많다.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 봤는데 신문 기사에도 천문학적 지식들이 많이 실려 있고 네이버 지식인이나 블로그에도 일반인들이 자세한 지식을 많이 올려 놔서 깜짝 놀랬다.
내가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여기 나온 지식 정도는 교양 수준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달 외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지 못했으나 무인 우주선들이 행성 주변을 돌면서 많은 정보를 전송해 오고 있다.
제일 대표적인 게 바로 카시니- 호이겐스 호가 아닌가 싶다.
토성의 위성을 발견한 과학자들을 기려서 붙인 토성 탐사선이다.
인터넷에서 호이겐스 호가 찍은 토성 고리를 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다.
이렇게 발달된 시대에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조작이었다는 설이 존재하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런 천문학 책을 읽으면 당연히 성경의 창세기는 상징적인 의미를 띤 신화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천문학자들이 과연 종교가 있을지, 문자 그대로의 근본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리처드 도킨스처럼 무신론자가 되야 맞을 것 같다.
제일 흥미로운 과학자는 덴마크의 혜성 발견자인 마리아 미첼이었다.
여자 이름이 붙은 혜성은 딱 두 개인데, 하나는 미첼이고 또 하나는 천왕성을 발견한 윌리엄 허셜의 여동생 캐롤라인 허셜이라고 한다.
가상의 편지 형식으로 두 사람 사이의 우정과 발견 당시를 쓴 글이 실렸는데 국경을 초월하면서도 여성 과학자 사이의 동료애가 느껴져 무척 훈훈했다.
토성까지는 고대로부터 관찰이 가능했으나 천왕성은 망원경으로 발견한 최초의 행성이고 놀랍게도 해왕성은 단지 수학적 계산만으로 발견했다고 한다.
수학이 만국의 보편적 언어라는 말이 이해된다.
당시의 부정확한 관측 때문에 두 행성 궤도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미지의 행성이 있을 거라 예측하고 찾아낸 게 바로 명왕성인데, 실망스럽게도 오늘날의 정확한 계산 결과로는 영향을 주는 행성 따위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명왕성이 더더욱 행성의 위치를 박탈당했나 보다.
비록 명왕성이 행성은 아니라 할지라도 카이퍼 벨트라는 개념을 태양계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태양계의 범위는 더욱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우주의 신비는 생각할수록 놀랍고 경이롭다.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 나 <행성이야기>를 읽어 보고 싶다.
갑자기 밤하늘을 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