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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ㅣ 즐거운 지식여행 13
요하네스얀젠 지음, 강명구 옮김 / 예경 / 2005년 12월
평점 :
<즐거운 지식 여행> 시리즈 중 세 번째로 읽은 책이다.
<유대교> 와 <중세의 그리스도교 신앙> 못지 않은 좋은 책이다.
사실 좀 지루한 면도 없지 않은 것이, 워낙 오페라에 대해 문외한인지라 초기 오페라는 들어 본 적이 없어 흥미가 안 생겼다.
200 페이지가 채 안 되기 때문에 빠르게 읽은 후 재독했더니 두 번째는 눈에 들어와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기본적인 지식을 쌓은 느낌이 들어, 다른 오페라 책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확실히 오페라의 발생지인 서양에서 나온 책이라 그런지 초창기 오페라부터 시작해 꽤 자세하고 본격적인 설명을 한다.
박종호씨의 오페라 관련 책도 재밌게 읽었지만, 이 책은 보다 본격적인 오페라 역사서 같다.
언젠가 오페라 관련 책을 굉장히 지루하게 읽다가 던져 버린 적이 있는데, 다시 읽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우리나라의 판소리도 지금까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예술로 남아 있었다면 판소리의 역사에 대해 이런 자세한 책들이 나왔을까?
판소리나 창 같은 전통 예술은 보호받지 않으면 사라질 운명인데 반해 오페라는 비록 대중가요에 밀리긴 하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예술이라는 점이 무척 부럽다.
서구에 의한 세계화 때문일까?
하여튼 현대 예술에 있어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오페라는 16세기 피렌체에서 시작됐다.
문예부흥의 시기답게, 음악에서도 고대 그리스 비극을 되살리자는 모임이 시작된 것이다.
그 때가지 유행하던 다성악을 버리고, 대사가 잘 들리도록 단성악을 작곡한 것이 시초였다.
곧 이런 솔로 성악곡은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졌고 18세기에는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으로까지 넘어갔다.
오페라 하면 역시 이탈리아라 생각했는데 독일 사람이 쓴 책이라 그런지 독일 오페라의 비중도 꽤 크게 다루고 있어 새로운 시각으로 오페라를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역시 그랜드 오페라나 오페라 코믹 등의 발레를 결합한 자기만의 양식을 발전시켰고 <왕의 춤> 이라는 영화에 등장한는 륄리가 그 기초를 닦았다.
독일 오페라라고 하면 역시 모짜르트와 바그너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모짜르트는 <마술피리>만을 독일어로 썼으나 그가 독일 고전주의를 대표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베토벤 역시 독일어로 된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썼다.
바그너야 활동 당시부터 숭배자들로 둘러 싸였으니 말할 것도 없고.
현대 오페라는 현대 음악처럼 많이 알려지지 않고 생명력이 거의 없다는 게 안타깝다.
클래식이 고전만 우려 먹는다는 비판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19세기 오페라만으로 1년치 공연 일정을 짠다고 한다.
20세기 오페라의 대표라고 해 봐야 초반의 슈트라우스, 푸치니 정도라니 안타깝다.
거슈인의 <포기와 베스>, 보체크의 <룰루> 정도가 그래도 명성을 얻는 현대 오페라이다.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 새록새록 솟는다.
얼마 전에 국립오페라극단이 공연한 <돈 조반니> 를 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직접 보고 나니 오페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훨씬 고조됐다.
책으로 읽는 것 만큼 직접 공연 관람도 열심히 해 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