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실계보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7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한 권으로 읽는 ~> 시리즈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집필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부정확한 내용이 많아 크게 신뢰가 안 갔었다.
그런데 이번 책은 서문에 밝힌 바대로 저자의 치열한 노력이 돋보인다.
조선왕실의 가계도를 밝힌 책은 이미 각 왕 별로 출간된 바 있으나 한 권으로 모아 읽기 쉽게 편찬했다는 점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특히 단순히 가계도에 국한되지 않고 조선 왕실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아 내려고 했다는 점에서 흥미가 배가된다.
물론 간간히 잘못된 기록도 보이긴 하는데, 어쩌면 정확하지 않은 자료 자체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일찍 죽은 아이의 경우 자녀로 치치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따로 기록한 경우도 있어 어떤 기준으로 자료를 취했는지 약간 모호했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왕릉의 구성을 설명한 챕터였다.
조선 왕릉은 고대 시대처럼 부장품이나 벽화가 나오는 것도 아니라 그저 산책하기 좋은 곳 정도로만 알았는데 주변 구성이 나름대로 다 법칙이 있었다.
조선 왕릉의 건축 양식을 알게 되서 기쁘다.
다음에 가게 되면 책의 해설에 맞춰 유심히 봐야겠다.

흥미로운 부분은, 의외로 왕비 뿐 아니라 왕들도 불임이 꽤 있었다는 사실이다.
경종과 순종의 불임이야 유명한 사실이지만, 20대 때 죽은 헌종이나 30대에 죽은 인종도 내 생각에는 불임이었을 것 같다.
더 이른 나이에 죽은 의경세자나 예종도 (둘 다 겨우 스무 살에 요절) 자식을 서넛씩 남긴 걸 보면 헌종이나 인종은 남자 쪽에 문제가 있었을 것 같다.
또 막연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조선 왕비들은 불임도 있었지만, 의외로 자녀들을 많이 출산했다.
숙종의 계비인 인현왕후나 인원왕후, 혹은 정조의 정비인 효의왕후, 선조의 정비인 의인왕후, 영조의 정비 정성왕후 등이 불임이었으나 그 외 다른 왕비들은 대체적으로 다 자식이 있었다.
최고의 금슬을 자랑하는 부부는 역시 세종 내외였을 것 같다.
자식 수로 금슬을 예측하는 게 좀 부정확하다 할지라도 (자식을 여덟이나 낳은 원경왕후와 태종처럼 최악의 부부관계도 있었으니) 하여튼 무려 8남 2녀를 낳은 세종과 소헌왕후는 무척 사이가 좋았을 것 같다.

조선 시대 평균 수명이 겨우 40여세에 불과했음은 왕들을 봐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왕이 40대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왕이라고 해서 당시 의학 발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잘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태종이나 중종, 인조 등이 50대까지 비교적 장수한 편이었고, 숙종이 드물게 60을 살았으며 82세까지 산 영조는 매우 특수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어진을 봐도 작고 단단하게 생긴 것이, 건강 장수 체질로 보여진다.
무려 20 여년을 세자 자리에 앉아 있던 문종이나 인종 등은 한 마디로 아버지 세종과 중종이 당시로서는 너무 오래 살아 왕위에 오르자마자 죽어서 마치 단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둘 다 30대에 사망했으니 당시 왕의 평균 수명으로 보면 꼭 요절한 것도 아니다.
특이한 것은 왕위에서 쫒겨난 광해군이 제주도의 그 척박한 유배지에서도 67세까지 장수한 걸 보면 무척 건강 체질이었을 것 같다.
반정으로 왕위를 지키지 못함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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