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의 비밀문자 - 이집트 상형문자 읽는 법
브리지트 맥더모트 지음, 권영진 옮김 / 예경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대영박물관이 만든 이집트 상형문자 읽는 법> 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완전히 상형문자 문법책 수준이라 읽다가 포기했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상형문자를 읽고 싶다는 갈망은 항상 존재했었다.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그림문자로 프톨레마이오스 같은 단어를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은 문법적인 부분과 이집트 문화를 적당히 조화시켜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상형문자는 무덤이나 보석 등에 장식적인 의미로 첨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화려한 문양을 직접 칼라로 보지 않으면 매력이 반감된다.
그래서 저자도 책을 올컬러로 펴냈다.
옛날에는 그저 막연히 기묘한 글자라는 생각 밖에 없었는데 그림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상형문자를 크게 확대시켜 놓고 그 뜻을 해독하다 보니, 장식적인 효과가 기막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 서체인지!
한자에 대해서도 늘 감탄하는 바지만, 상형문자는 한자보다 더욱 장식미가 뛰언 서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현대에는 추상적인 개념들을 나타내기 힘들어 폐기됐겠지만 말이다.

상형문자의 비밀은 아마도 단순히 표의문자가 아니라 알파벳 역할까지 겸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자음만 표시하기 때문에 모음은 콥트어와 비교해 추측한다고 한다.
자음만 표기하다 보면 동음이의어가 많기 생기게 되는데, 이 때는 한정사를 써서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테면 공부하다, 를 자음만 쓰면 ㄱㅂㅎㄷ 이 된다.
이렇게 되면 가방이라는 단어와 헷갈릴 수 있다.
그래서 그 옆에 글을 쓰고 있는 서기의 모습을 그려 놓는 것이다.
그러면 ㄱㅂ 이라는 자음이 뭔가를 쓴다는 의미, 즉 공부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한정사야 말로 장식미도 살리면서 뜻도 분명히 밝힐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쓰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읽어야 하는지의 문제는, 새나 사람의 머리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다.
한 문장에는 한 쪽 방향의 그림만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읽으면 된다.
그래서 대비되는 문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양옆에 늘어놓는 기교도 부린다.
위에서 아래로 읽는 세로쓰기도 있지만, 아래에서 위로 쓰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기왕이면 모음까지 표기해 놨으면 더 완벽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히브리어도 모음이 없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
모음이야 말로 그리스인들의 발명품이 아닌가 싶다.

사실 제대로 상형문자를 읽지는 못했다.
한글의 ㄱㄴㄷ 처럼 음가 24개를 외우면 되는데 문법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니 좀 지루해졌다.
그렇지만 이제 상형문자를 보면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뜻하는 바가 있는 하나의 글자로써 인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올컬러라 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열심히 읽는 사람이라면 간단한 문구 정도는 상형문자로 표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