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시대 - 1억 6천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하다 뉴턴 하이라이트 Newton Highlight 12
일본 뉴턴프레스 엮음 / 아이뉴턴(뉴턴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오래 기다린 책이다.
3월 3일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인데, 4개월 만에 받아 봤다.
공룡은 어렸을 때부터 무척 관심있는 주제였는데 생각보다 책이 많지 않아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이융남 박사의 책 외에는 국내 저자의 책은 전무하고 그나마 번역되는 책들도 거의 아이들을 위한 책 뿐이다.
공룡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에 비해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편.
그래서 뉴턴 하이라이트의 공룡 이야기가 무척 반가웠다.
잡지책이다 보니 간략하게 읽기 편하게끔 축약하여 깊이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특히 공룡 최고의 궁금증인 변온동물 VS 정온동물설, 멸종의 이유, 생물학적 분류, 조류로의 진화 등등에 관한 토의가 없어 무척 아쉽다.
대신 화보가 화려하다.
이렇게 많은 공룡을 복원도와 함께 제공하는 책은 드물 것 같다.
공룡의 종류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제일 인상적인 그림은, 아무래도 네 발에 모두 깃털이 달린 공룡이었다.
시조새나 익룡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온통 화려한 깃털로 뒤덮여 있는데 얼굴은 익룡 모양이다.
중요한 것은 네 발이 모두 깃털로 덮여 있다는 사실이다.
조류가 앞발만 깃털인데 비해 이 공룡류는 사지가 전부 깃털이라 아마도 이 공룡에서 조류로 진화하면서 뒷쪽은 퇴화한 게 아닌가 추론한다.
공룡과 조류의 관계는 아마도 최고의 수수께끼일 것이다.

진화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종교적인 문제를 생각해 봤다.
인간이 과연 영혼이라는 걸 가졌을까?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 전혀 다른 존재인가?
그래서 인간만이 신에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
리처드 도킨스가 종 우월주의를 비판하면서 아메바가 인간보다 하위에 있다는 개념 자체가 잘못됐다고 했을 때, 무척 거부감이 들었는데 (인간은 고등동물이니까) 진화론에 대해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결국 인간 역시 긴 생명의 역사에 한 부분을 더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엄청난 생명체들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과 죽음, 생존 욕구, 대체 이런 것들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공룡들이 지구를 뒤덮고 있을 때 그들이 그 오랜 시간, 무려 1억 6천만년을 살아간 까닭은?
정말 생명이란 것은 생각하면 할수록 신비롭고 위대하다.

장경룡과 어룡이 공룡의 일종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바다 파충류였다.
장경룡은 말 그대로 목이 몸보다 더 긴 파충류고 어룡은 상어처럼 생겼다.
날아다니는 익룡까지 합하면, 중생대의 지구는 파충류의 전성기였음이 분명하다.
브로키오사우르스가 물 속에 살면서 위로 솟은 콧구멍으로 호흡했다는 이론은 이제 폐기된 가설이다.
정확한 조사 끝에 그 콧구멍은 정수리 부위에 있는 게 아니라, 입 근처에 있었음이 밝혀졌다.
브라키오사우르스처럼 30여 톤에 달하는 용각류들이 물에 들어가면 부력 때문에 폐가 짜부러든다고 한다.
이구아노돈의 발톱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는 이론들이 많다는 것도 고생물학의 재미 같다.
중국 고고학자의 말처럼, 아마 상상력에 있어 고생물학자를 따라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생물을 단지 뼛조각만 보고, 그것도 전체가 아닌 일부만 주어 모아 완전한 생명체로 복원시킨다는 것은, 위대한 상상력이 없는 이상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확실히 일본 사람들은 여러 분야에서 앞서 간다는 느낌이 든다.
선진국의 저력인가?
이런 과학 분야 (먹고 사는데 별 지장 없는) 에 많은 돈을 투자해서 연구할 수 있는 제반 여건들이 무척 부럽다.
뉴턴 하이라이트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가볍게 일독할 만한 좋은 과학 잡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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