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장 속의 미술관 - 불후의 화가 70인의 캔버스
쉬즈룽 지음, 황선영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서점에서 발견하고 표지가 예뻐서 도서관에 신청한 책이다.
작가가 전문적으로 미술을 평론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유기고가) 약간 걱정스럽기도 했는데 비교적 성실하게 잘 풀어간다.
글도 지나치게 어렵거나 또 너무 대중영합적이지 않고 오히려 우리나라의 이주헌씨 정도 수준으로 글을 썼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글에 언급된 도판은 거의 다 실려 있어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유파별로 정리하는 방식이 새로울 것은 없으나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 미술까지 쭉 한 번에 훑어주니 개념이 잡히는 기분이다.
르네상스 3대 천재라고 하는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를 피렌체파라고 묶는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이에 대비되는 베네치아 화파는 동시대 사람들인데 나는 라파엘로 다음 시대 사조로 이해하고 있었다.
티치아노가 무려 90세 가까이 산 걸 보면 르네상스인으로써 참 대단하다.
내가 좋아하는 루벤스는, 공방 시스템을 통해 하도 많은 그림을 양산해 서명한 것만 3000점이 넘는 바람에 미술 시장에서 그 값이 낮게 책정됐다고 한다.
그 격정적이고 역동적인 구도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루벤스 다음에 등장하는 렘브란트의 명상적이고 차분한 그림도 이제는 무척 마음에 든다.
예전에는 너무 가라앉지 않았나 싶어서 관심이 덜 갔었다.
이 책에서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화가는 상징주의의 대표인 귀스타브 모로다.
신화나 성경을 주제로 한 모로의 상상력 넘치는 그림들이 무척 마음에 든다.
떠돌아다니는 오르페우스의 머리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베르테 모리조가 인상주의 전시회에 작품을 출전시켰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고 그녀의 새로운 그림도 여러 점 알게 돼서 기쁘다.
미술 사조에 대한 책은, 몰랐던 그림을 발견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전반적으로 쉽고 재밌게,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수준은 유지하는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