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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진네만 감독, 게리 쿠퍼 외 출연 / 플레이스테이션 월드 코리아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게리 쿠퍼는 명성만 들었지 실제 영화에서 본 건 처음이다.
다른 출연진에 비해 키가 껑충하게 크고 체격에 좋긴 한데, 흑백 영화라 그런지 그렇게 썩 잘 생겼다는 느낌은 안 든다.
꽃미남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거칠고 야생적인 서부 사나이 이미지가 풍긴다.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순수함 혹은 어리숙함이 있다.
아카데미상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1952년 작품이니, 지금으로부터 무려 56년 전의 영화다.
해방이 막 됐을 때, 그 먼 옛날의 영화...
아빠가 아니었으면 제목만 듣었을 뿐, 직접 보기를 어려웠을 것이다.
이래서 또 인식의 지평이 넓어진다.

그레이스 켈리 역시 이 영화에서 처음 봤다.
막연하게 모나코의 왕비가 된 헐리우드 여배우로만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무척 고상하고 아름답다.
처음에는 누군지 모르고, 굉장히 날씬하고 가냘프게, 곱게 생겼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유명한 그레이스 켈리였다.
꼭꼭 동여맨 원피스 사이로 몸매가 훤히 들어나는데 요즘 같은 섹시미나 관능미보다는 청순함이 돋보이는 외모다.
아마 요즘 세상이었으면 가슴 확대 수술 정도는 했을 것이다.
마지막에 그레이스 켈리가 게리 쿠퍼를 구하기 위해 악당의 얼굴을 짖이기는 장면은 매우 빨리 진행되면서 순간적이라 퍽 놀랐다.
보통 인질로 잡힌 여성 때문에 그 동안 잘 싸운 용사가 어이없이 잡히고 마는데, 놀랍게도 이 연약한 아가씨는, 악당의 얼굴을 가격하고 남편으로 하여금 총을 쏘게 만든다.
시원한 결말이었다.

보안관으로써 마을을 지킨 용감한 케인은, 결혼식 날 자기가 잡은 살인범 프랭크 밀러가 풀려나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들 싸움을 피하기 위해 케인을 마을에서 떠나 보내려고 한다.
그러나 밀러가 마을에 난동을 피우고 자신을 끝까지 쫓아올 것을 아는 케인은, 악당을 피하지 않고 신혼여행을 포기하면서 지원자를 모집해 악당과 싸우려고 한다.
그러나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케인만 마을에서 떠나면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분위기로 봤을 때 밀러는, 케인이 없다고 해도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 나쁜 놈이다.
그렇다면 마을 사람들의 어처구니 없는 배신은, 매우 이기적이고도 어리석은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가엾은 케인,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친구들에게 같이 싸울 것을 부탁하지만 모두 숨기에 바쁘고 그나마 지원했던 한 명도 자기 혼자라는 걸 안 뒤 집으로 돌아가 버린다.
결국 그의 아내만이 남편을 지키려 돌아온다.
퀘이커 교도인 아내는, 처음에는 굳이 싸움을 피하지 않는 남편이 싫어 기차를 타고 떠나려고 한다.
그러나 총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다시 마을로 돌아가 남편을 위해 싸운다.
가냘프지만 용감한 여성이다.

밀러 일당이 쓰러지자 그제서야 마을 사람들은 안심을 하고 우르르 달려 나오지만, 케인은 이 비겁한 무리들 앞에 보안관 뱃지를 던져 버린 후 아내와 마차를 타고 떠난다.
정말 시원했다.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람들!

흑백 영화지만 사건 전개가 빠르고 무리한 구성이 없어 재밌게 봤다.
또 19세기 미국의 시대상을 볼 수 있었던 점도 큰 소득이다.
총기 소유도 전통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느끼게 한 영화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 마을을 세우고 돈을 모아 보안관을 고용했던 전통은, 아무리 총기 사고나 난무해도 쉽게 제한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독립적인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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