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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을 위한 바이블 키워드
J. 스티븐 랭 지음, 남경태 옮김 / 들녘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굉장히 쉽고 재밌다.
성경이 얼마나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서양 문화는 물론이고, 기독교가 만연해 있는 한국에서도 성경 문구 인용은 낯설지 않다.
6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이 지루하지 않고 쉽게 술술 잘 넘어간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성경의 문구나 사건을 재해석한 미국 영화와 드라마들을 모른다는 점이다.
이런 문화적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남경태라는 번역자 이름도 신뢰가 간다.
그가 쓴 <종횡무진 세계사> 를 재밌게 읽은 탓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겉표지가 벗겨져 예쁜 북디자인을 못 본 게 아쉽긴 하지만, 하여튼 재밌게 읽고 있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점은, 한문 번역투의 이름들이 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명과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베드로가 피터라든지, 다윗이 데이빗이라든지, 야고보가 토머스, 마가가 마르코, 베르디 오페라의 주인공 나부코가 네부카드네자르, 고린도가 코린토스 라는 점 등등 수많은 예시가 등장한다.
그러니까 성경은 우리와 (더 정확히는 서양 문화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얘기다.
고어투의 한문식 성경을 요즘의 인명과 지명으로 바꾼다면 훨씬 더 친밀감 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몇 년 전에 시도했던 영어 성경 읽기가 큰 도움이 됐다.
그 때 영어 공부를 해 볼까 하고 창세기부터 쭉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역사서처럼 재밌어서 꽤 많이 읽었던 것 같다.
기본 지식이 깔려 있어서 그런지 책 읽기가 훨씬 쉬웠다.
다시 한 번 성경 읽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요즘 한창 회의주의적 시각 때문에 흔들리고 있던 믿음이, 성경 관련 책을 읽으니 다시 새록새록 솟아 나는 것도 다행스런 일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요한 계시록의 바빌론이 바로 당시 로마를 지칭하는 우회적인 표현이었다는 점이 특기할 만 하다.
그러니까 요한은 유배지에 갇혀 로마의 압제가 멸망하는 날을 기다리면서 묵시록을 썼던 것이다.
다니엘서에 나오는 금으로 된 나라와 은으로 된 나라 등등 네 나라가 오늘의 미국을 암시하니 어쩌니 하는 것도 그저 후대 사람들의 해석에 불과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