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인문학
박경준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두꺼운 분량에 비하면 내용은 평이하다.

11편의 유명 오페라가 소개되었는데 아무래도 부족하고 다른 책을 더 참조해야겠다.

다 아는 내용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줄거리를 자세히 설명하니 모르는 부분도 많아 빨리 넘어가지지 않았고 특히 바그너 오페라는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꽤 지루했다.

오페라의 유명 아리아들은 음을 흥얼거리기도 하고 감동이 느껴지는데 솔직히 오페라 전편은 몰입이 안 되고 너무 지루하다.

오페라를 알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영화관에서 오페라 몇 편을 관람하기도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코지 판 투테를 볼 때는 나랑 어떤 남자 딱 두 사람만 영화관에 있었다) 감동을 받은 작품은 정말 한 편도 없어서 아쉽다.

16세기 말부터 시작한 음악극 형식이 21세기에도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인간의 목소리가 가지는 힘은 어떤 악기 못지 않게 매력적이고 감동적이다.

유럽은 오페라가 주류 예술이라 그런지 대본의 내용을 검열하는 문제로 논쟁이 많았던 듯하다.

바그너의 오페라는 왜 늘 주인공이 죽나 싶었는데 원래 예술을 종교처럼 추앙하고 완벽한 사랑은 현실에서는 훼손되기 쉽기 때문에 죽음으로 완성한다는 역설이 들어있다고 한다.

악극이라는 형식이 잘 이해가 안 됐는데, 음악과 연극을 결합한 것으로 오페라가 아리아에 종속되지 않고 한 편의 드라마, 즉 완벽한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오페라의 대본은 주로 희곡에서 나온다는 점도 흥미롭다.

사실 나는 오페라가 음악을 듣기 위해 줄거리는 대충 갖다 붙이는 줄 알고 있었다.

이러니 제대로 감상이 어려울 수밖에 없나 보다.

가벼운 오페레타는 춤이 가미된 뮤지컬로 발전했다고 한다.

서양 전설에 자주 등장하는 사랑의 묘약에 대한 해석이 인상적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라 그런지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불붙게 만든 사랑의 묘약이라는 소재가 공감이 안 됐다.

그런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랑의 묘약은 사랑이 갖고 있는 열정,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격정어린 감정이라는 것이다.

약을 먹어서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트면 이성을 잃고 상대에게 올인하게 되니 과연 옛날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는 약을 먹어서 사람이 갑자기 저렇게 됐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오류>

267p

바그너의 아버지는 여섯 살 때, 의붓아버지는 여덟 살 때 세상을 떠났다.

-> 여섯 살이 아닌 바그너가 6개월 때 죽었다.

438p

영화에 푸치니의 사생 딸이라고 밝힌 나디아라는 여인이 등장한다.

-> 나디아는 푸치니의 사생 딸이 아니라 손녀이다.

457p

빌헬름 리하르트 바그너 1813-1833

-> 1813-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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