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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금수저의 슬기로운 일상탐닉
안나미 지음 / 의미와재미 / 2021년 1월
평점 :
여러 에피소드들을 엮은 일화성 모음이라 기대치에는 많이 못 미쳐서 아쉽다.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기록들을 모아 한 사회를 분석한다는 것은 역사학자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요즘은 검색이 워낙 잘 되어 있어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더라, 이런 기록이 있더라 정도를 소개하는 수준으로는 좋은 책이 되기 어려운 듯하다.
조선시대 고관대작들은 아주 고상한 취미를 즐겼던 듯하다.
먹고 사는 문제에서 해결되면 다음 단계로 인정의 욕구를 갖기 마련인데 사회적 성취를 이루기는 힘든 법이라 보통은 그럴 듯한 취미 생활을 즐기게 되는 것 같다.
꽃과 새를 기르고 정원을 짓고 그림을 감상하는 것 등등.
거기다가 조선 후기에는 금강산 열풍이 불어 너도나도 금강산 유람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오늘날의 등산 개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산을 유람하러 가는 것이라 나귀나 가마를 타거나, 그도 안 되는 험한 지형에서는 승려의 등에 업혀 갔다고 하니, 과연 몸을 움직이지 않고 정신의 세계에서만 노니는 유학자들답다.
기본적으로 조선은 비소비적이고 금욕을 추구하는 사회라 그런지 화려한 물건에 대한 취향 보다는 자연을 노래하는 정신적인 만족감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다.
주변을 둘러보면 인공인 것이 거의 없는 만큼, 대신 자연 환경에 대한 예찬이 무척 돋보인다.
우리 주변에 자연을 돌아볼 시간이 없어 겨우 단풍철에나 감탄하는 정도고 보면, 확실히 조상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정말 마음껏 즐기고 살았던 듯하다.
<인상깊은 구절>
190p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이름을 얻고
물은 깊지 않아도 용이 살면 신령스럽다.
이 누추한 집에는 오직 나의 향기로운 덕이 있을 뿐이다.
공자도 말했지, '군자가 살고 있으니 무슨 누추함이 있겠는가'"
"한 소쿠리의 밥과 한 표주박 물로 누추한 시골에서 지내면 남들은 그 곤궁한 근심을 감당치 못하지만, 안회는 도를 즐기는 마음을 바꾸지 않으니, 어질도다, 안회여"
<오류>
89p
숙종의 딸 숙명공주와 숙종의 아들 영조도
-> 숙명공주는 효종의 딸로, 숙종의 고모이다.
193p
이곳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은 선조의 증손 낭원군 이간이다.
-> 낭원군은 선조의 아들 인흥군의 차남이므로 증손이 아니라 손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