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강적들 - 나도 너만큼 알아
톰 니콜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오르마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거의 100% 공감하는 내용이라 다 옮겨 적을 수도 없었다.

요즘 내가 현장에서 느끼는 분노와 안타까움이 책에 상세하게 적혀 있다.

제목도 참 기막히게 잘 지었다.

전문가와 이른바 인터넷 강적들의 대결 구도가 책의 주제다.

전문가는 엘리트로 취급되어 대중사회에서 발언권을 잃어 가고 있다.

비단 한국사회에 국한된 얘기가 아닌 모양이다.

미국에서도 이미 심각한 대중주의의 문제점을 겪고 있고 과연 일부 스피커 지식인들이 주장하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얼마나 구현이 됐는지 의구심이 든다.

공병호씨 책에 따르면 좌파주의는 대중사회에 어울리는 컨셉이므로 앞으로도 계속 힘을 가질 것이라는데,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하고 좀더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때라 생각된다.

인터넷이 너무나 대중화되고 심지어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생겨 어디에서나 지식이 넘쳐난다.

이제 정말 우리 모두가 검색만 하면 모든 지식을 다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사는데도 과연 그것이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것인가 묻고 싶다.

정치 분야는 워낙 극성맞은 지지자들이 양패로 갈라져 싸우고 있으니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 당장 역사학계만 봐도 그렇다.

이른바 재야 지식인과 강단 사학자라는 얼토당토 않은 프레임으로 얼마나 대중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가?

지식인에 무슨 재야와 강단이 있겠는가?

혹시 구별이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비전문가 혹은 이 책의 표현대로 애호가 내지는 아마추어 정도겠지.

토론할 수준이 안되는 사람들에게도 대중들은 인간은 평등하다는 다른 맥락의 개념을 적용시켜 힘을 실어 준다.

과연 우리 사회는 "평등"해지고 있는가?

혹시 평등으로 위장한 쇼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만은 많지만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방향인지 해답은 아직 없다는 게 답답할 따름이다.

혹시나 선진국은 좀 나은가 싶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니 어려운 문제인 건 확실한 듯하다.


<인상깊은 구절>

15p

"미국은 무지를 예찬하는 경향이 있다. 옛날부터 쭉 그래왔다. 반지성주의라는 끈이 지속적으로 미국의 정치와 문화생활의 틈을 제멋대로 헤집고 다녔다. 이런 현상이 자리잡게 된 것은 민주주의가 '나의 무지나 너의 지식이나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탓이다." -아이작 아시모프-

406p

민주주의는 정부 시스템을 뜻하는 말이지 실제 평등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한 사람의 투표는 다름 사람들의 투표와 동일한 효력을 갖지만, 모든 의견이 그렇지는 않다. 미국 사회가, 교육을 많이 받은 엘리트와 그들이 봉사해야 하는 사회 간의 생산적인 결합을 위해서, 새로운 기본 규칙을 다시 세워나가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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