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힘 - 무엇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가
폴 몰랜드 지음, 서정아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부터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계속 미뤄뒀던 책이라 약간이 의무감을 갖고 읽은 책인다.

그런데 정말 너무 재밌다.

제목이 아주 직관적으로 책의 주제를 잘 나타내고 있지만 좀 더 인상깊은 제목이었다면 훨씬 더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다.

왜 인구가 중요한지에 대해 인류의 전 역사를 아우르면서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사람이 힘이라더니 정말 그렇다는 걸 새삼 확인했다.

당장 중국이나 일본만 봐도 내수 시장이 튼튼해 수요가 자체적으로 생산되지만 한국의 경우 수출을 못하면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다.

무역을 금했던 조선 시대가 정치적으로 안정적일 수는 있었으나 백성이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나도 사업장 오픈하기 전에는 사람 많은 게 딱 질색이고 인구가 너무 많아져 지구가 폭발하면 어쩌나 걱정이 될 정도였다.

솔직히 잘 키우지도 못하면서 애 욕심만 많은 사람들 속으로 저러니까 가난하게 살지 비난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경제활동의 주체가 되고 보니 정말 사람이 힘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인구가 줄어드면 당장 물건을 사 줄 사람이 없어진다.

눈에 보이는 상품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애들이 안 태어나면 세금 많이 내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 자체가 불필요해지기 때문에 사람을 뽑지를 않는다.

개인 사업을 해도 사 줄 사람이 없으니 망하게 사업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이렇게 인구가 줄어들면 과연 현재 같은 공무원 조직이 유지될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여성의 경제 진출 욕구와 다산은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에 출산율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미래 세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현재처럼 보조금 주는 제도로는 적정 인구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은 확실하다.

어떤 사람의 주장처럼 당장의 대안은 신대륙이 그랬던 것처럼 이민을 받는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오랫동안 단일민족의 신화 속에 살아온 한국 사회가 과연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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