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로 읽는 세계사 - 중세 유럽의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5
엘리너 허먼 지음, 솝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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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는 흥미롭게 읽었다.

서양사는 아무래도 한국사에 비해서는 잘 모르는 분야라 야사에 불과한 음모론인지 정말로 정사에서 인정을 하는 설인지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신뢰할 만한 주장을 펴는 것 같다.

저자가 전문 학자가 아니라서 걱정한 것에 비하면 그런대로 괜찮은 독서 시간이었다.

얼마 전에 읽은 <조선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 보다는 훨씬 수준이 높다.

아마도 우리는 해부가 불가능한 탓에 정확한 사인 분석이 어려운 까닭도 있을 것 같다.

서양은 어떻게 체액설을 버리고 현대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늘 궁금했는데 아마도 이런 시신 해부가 가능했던 문화 탓도 있을 것 같다.

동양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시신 해부가, 정확한 사인 분석을 위해 무려 왕족들에게도 시행됐다는 사실이 놀랍다.

비단 죽을 당시 뿐 아니라 현대에 와서도 유명인들의 시신 해부가 이뤄지고 있고 그런 과학적 추론 결과가 이 책에 실려 있기 때문에 흥미롭고 신뢰가 간다.

우리 실록처럼 이런 저런 증상 기록만 가지고는 왜 죽었는지에 대한 추론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우리도 왕릉에 역대 왕과 왕비 시신이 잘 보전되어 있으니 역사학의 발전을 위해 시신 해부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역사적 추론이 풍부해질까 상상해 본다.

적어도 독살론은 힘을 잃을 것 같다.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갑작스런 왕의 죽음 후에는 독살설이 난무했다.

미신과 종교가 지배하던 때이고 권력의 향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죽음이니 이런저런 음모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긴 하다.

중세 시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중금속을 화장품이나 약으로 이용했고, 치료를 목적으로 쓰던 중금속 때문에 중독이 돼서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비소, 납, 수은 중독 등이 대표적이다.

중금속의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사망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독살설이 퍼질 수 밖에 없었던 듯 싶다.


<오류>

98p

프랑스의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1519년에 자신을 낳은지 보름 만에 사망한 모친, 마들렌 드 라투르 도베르뉴와 같은 병으로 숨졌다. 모두 산욕열 때문이었다.

->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1519년에 태어나 1589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산욕열과 아무 상관이 없다.

132p

왕(샤를 7세)을 열 살 때부터 키워온 계모 욜랑드는 그에게 현명한 조언을 했다.

-> 욜랑드는 계모가 아니라 장모이다. 샤를 7세의 어머니 바이에른의 이자보는 남편 샤를 6세보다 오래 살았다.

147p

1399년에 사망한 '곤트의 존'은 헨리 4세의 아버지이자 리처드 3세의 증조부이다.

-> 리처드 3세의 증조부가 아니라 종증조부이다.

154p

(잔 달브레는) 열아홉 살에 앙리 2세의 사촌이자 방돔 공작인 서른 살의 앙투안 드 브루봉과 결혼했다.

-> 앙투안 드 부르봉은 앙리 2세와 혈연 관계가 없다.

293p

궤양은 암으로 발전했다. 연구 결과 위궤양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6~9퍼센트는 악성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 위궤양은 위암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별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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