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소전쟁 - 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키 다케시 지음, 박삼헌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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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나미 문고는 짧은 분량인데도 한 주제에 대한 압축력이 훌륭하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포맷으로 살림문고가 있는 것 같은데, 주제의 이해도와 전문성 측면에서는 많은 차이가 나는 듯하다.

이런 문고판의 수준있는 책들이 많이 발간되면 좋겠다.

제목도 흥미롭고 2차 대전 중에서도 특히 히틀러와 스탈린의 독소전쟁이라는 세부적인 과정에 대해 많은 이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소련이 2천만에 달하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내고 나치를 물리쳤기 때문에 2차대전의 승리가 가능했다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소련 인민들의 희생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왜 이런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주체로서 스탈린의 책임도 분명하게 묻는다.

1920년대에 스탈린이 정권을 잡으면서 1차 대전의 영웅들을 죄다 숙청했기 때문에 독일의 공격에 처음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교묘하게 조국전쟁으로 승화시켜 내셔널리즘을 동원해 전쟁 수행 과정에서 보다 확고한 권력 기반을 다진다.

이 책에서는 러시아 파르티잔들의 활약상과 소련 측에서 얼마나 독일 포로들을 가혹하게 다뤘는지에 대해서도 기술한다.

저자에 따르면 독소전쟁의 핵심 키워드는 수탈전쟁과 절멸전쟁이다.

히틀러는 거대한 동방식민제국을 꿈꾸면서 소련으로 쳐들어 갔고 군비확산을 전쟁을 통한 자원 수탈과 포로들의 노동력 착취로 메꿨다.

독일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대신 주변 국가들을 공격함으로써 자원을 마련한 셈이다.

왜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할 수 있었는지, 600만 명이라는 엄청난 유대인 말살 정책이 시행된 배경에 대해 이해가 된다.

독일 군부는 소련을 너무 가볍게 보고 속전속결로 점령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으나 미국의 지원을 받은 소련이 버텨내는 바람에 결국은 동쪽 영토도 잃고 나라가 반으로 쪼개지는 비운을 겪는다.

독소전쟁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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