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천년의 여행 - 신화에서 역사로
주경철 지음 / 산처럼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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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 있는 제목보다는 다소 지루했다.

세계 각국의 신데렐라 스토리들을 소개하는데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해 지루한 느낌이 든다.

노아의 홍수 버전도 멀리는 수메르로부터 그리스 신화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이야기들이 근동에 퍼졌던 걸 보면 인간의 보편적인 심성에 기초한 이른바 원형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이 있는 모양이다.

콩쥐팥쥐 이야기도 전형적인 계모 구박과 주변의 도움, 그리고 왕자님에 의한 구원 구조인데 정말 유라시아 초원에서부터 세계 각지로 사람이 이동하면서 전해진 것인지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했지만 하여튼 중국과 심지어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도 비슷한 전래 동화가 있다는 게 신기하다.

물론 유럽인 선교사와의 접촉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언급한다.

신데렐라에 대한 논의보다 더 흥미로웠던 부분은, 전래 동화가 갖고 있는 폭력성과 성적 코드이다.

일부러 자극적인 내용이 사실은 원본이었다고 과장한 건 줄 알았는데, 정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디즈니 만화 스토리는 페로가 매우 순화시킨 것이고 실제 전해져 오는 이야기는 훨씬 더 잔인하고 노골적인 성적 코드, 특히 근친상간 등의 암시도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악인에 대한 처벌도 잔인해 신데렐라를 구박한 두 언니는 새가 눈을 파먹어 평생 장님으로 살고, 콩쥐의 계모는 젓갈로 담궈진다. 

그러고 보면 백설공주를 질투하는 계모도 딸을 자신의 경쟁자로 생각하는 거라 이상한 냄새가 나긴 한다.

에로틱한 그리스 신화들이 고대 이야기들의 자연스러운 속성인 모양이다.

유리구두는 가죽신을 잘못 번역한 것이라 알고 있었는데 저자에 따르면 원래부터 유리구두였을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반짝 반짝 빛나는 상징적인 느낌이라 유리구두가 훨씬 잘 어울리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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