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예술의 하모니 : 신약편 - 말씀을 풍요롭게 하는 음악과 미술의 이중주 성경과 예술의 하모니
신영우 지음 / 코람데오 / 201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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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미술에 관심이 생긴 남편이 구입한 책인데 아직도 다 못 읽고 있다.

500 페이지가 넘어 두껍기도 하고 처음 미술을 접한 사람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구성이다.

대신 도판이 그런대로 볼만 하다.

특히 그림의 크기와 제작년도, 소장처를 모두 표시해 두어 찾아보기가 쉽다.

소장처 표시를 안 해주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이 부분에서 꼼꼼하게 명시해 둔 점이 마음에 든다.

성경과 예술의 하모니라고 해서 성경에 나오는 명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교회 음악에 중점을 뒀다.

오히려 그림은 부수적인 느낌이다.

교회음악에 포커스를 맞춘 책은 본 적이 없어서 그 점은 신선했지만 잘 모르는 분야고 관심이 없어 지루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음악가들, 바흐는 말할 것도 없고 베토벤이나 말러, 혹은 현대 음악가들까지 이렇게도 많은 미사곡과 오라토리오 등을 작곡했다니 놀랍다.

확실히 유럽인들에게 기독교란 단순히 개인적인 신앙의 차원이 아니라 일종의 문화이자 정체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루벤스의 제자였던 반 다이크가 영국으로 건너가기 전에 그린 성화를 봤는데 전형적인 바로크 풍의 성화라 깜짝 놀랬다.

그냥 봤으면 루벤스 그림이라 오해했을 것 같다.

반 다이크는 초상화만 잘 그리는 줄 알았는데 역시 대가들은 어느 분야에나 다 정통한 것 같다.

의외로 렘브란트의 성화가 많아 놀랬다.

루벤스처럼 전형적인 종교화를 그린 것은 아니지만 성경의 등장인물을 소재로 많은 그림들을 남겨 새로운 명화들을 많이 접하게 됐다.

성스럽고 영웅적인 성인들이 아니라 고뇌하고 부족한 인간을 그린 둣하여 명상적이고 현대적이다는 느낌이 든다.

조토가 스크로베니 예배당에 무려 700년 전에 그린 프레스코화는 어찌나 색감이 선명한지 깜짝 놀랬다.

자세히 클로즈업 해서 보여주니 왜 조토를 르네상스 회화의 시작으로 보는지 직관적으로 이해가 확 된다.

확실히 서양은 색채감에 있어서는 놀라운 전통이 있는 듯하다.


<인상깊은 구절>

415p

"내 인생 여정은 모두 끝났으니 

거친 항해를 통해 나약한 육신을 통해

정박할 평범한 항구를 통해 모든 행동의 원인과 이유를 통해

선학과 악함을 통해

예술을 통해 이룩한 열정적인 환상은 

나 자신과 형상을 위한 절대권력을 만들었지만,

확신하는 것은 죄로 가득했던 나의 삶 모든 사람이 바람과 반대되었던 삶

내 탐미적인 생각 중 다가오는 것은

한때는 즐거웠으나, 또 다른 때는 허망한 것

죽음을 향해 내가 나아가니

한때는 확실했으나, 지금은 두려운 것

내 작품과 조각은 모두 헛된 것일 뿐

거룩한 사랑 앞에서는 무의미한 것

우리를 안아주시는 십자가에서 벌리신 그 분의 팔에 비한다면"

-미켈란젤로 소네트 238번, 1554년-

 로맹 롤랑이 "천재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가? 천재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가? 그렇다면 미켈란젤로를 보라"고 토로한 바와 같이 피렌체 산타 크로체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묘를 장식한 조각이 그가 천재임을 대변하고 있다.

417p

"우리의 삶이 순례자의 길이라는 믿음은 매우 오래된 선한 믿음이다.

그것은 우리가 이 땅의 이방인이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우리는 절대 외롭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순례자고 지상에서 우리의 삶은 천국으로의 기나긴 여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빈센트 반 고흐

433p

프레스코화 위에 세코 기법인 템페라화로 처리했으나 박리 현상으로 배경의 산과 나무가 많이 훼손되어 선명치 않지만 프레스코화로 옷의 주름과 무늬, 나뭇잎, 구름 등을 이같이 섬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은 프란체스카만의 특별한 장인적 디테일이며 헉슬리의 찬사 또한 합당하다.

438p

조반니 벨리니는 베네치아 화파의 창시자로 당시 플랑드르에서 사용되던 유화 기법을 이탈리아 최초로 받아들여 풍부하고 자연스런 채색으로 티치아노, 베로네세, 틴토레토로 이어지는 베네치아 화풍의 기반을 가진 화가다. 벨리니의 특기인 배경을 한 폭의 아침 풍경화로 묘사하고 있어 등장인물이 없다고 해도 충분히 스토리가 엮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443p

칼뱅의 신교를 따르던 렘브란트는 '오직 성경'이라는 종교개혁가의 주장에 동참하여 예수님 부활의 상황을 구교의 전통 도상을 배제한 채 철저히 성경 본문에 따라 해석하고 있다.

446p

티치아노는 조르조네와 함께 벨리니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있으면서 유화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채색법을 실험하여 색으로 대상을 묘사하는 독특한 방법으로 베네치아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로 발전한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들여온 청금석을 갈아 만든 울트라머린 물감으로 베네치아의 파란 물과 하늘을 묘사하여 절찬을 받는다

477p

종교개혁 이후 반종교개혁의 일환으로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적 권위 부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다양한 내용의 성모 찬양 음악을 규정하고(1568) 있으며,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 교리를 확정한다. 그리고 비교적 근래에에 이르러야 마리아를 은총의 중재자란 교리와 성모 마리아의 부활, 승천(1950) 교리를 확정한다. 그 밖에 성모 마리아의 아버지 요셉도 교회의 수호신으로 책봉되기에(1870) 이른다. 이같이 성모 마리아에 대한 이미지는 성경에 근거하지 않고 단지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신격화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483p

성모의 부활 승천, 대관식은 반종교개혁의 한 부분인 성모 공경 운동으로 확대되어 오다 19세기부터 정식 교리로 인정된다. 이로써 성모의 육신과 영혼 모두 천국으로 올라가 천상의 여왕으로 왕관을 수여받는 대관식이 벌어진다.


<오류>

124p

판 에이크 '수태고지' 런던 국립미술관

-> 런던이 아니라 워싱턴의 국립미술관에 있다.

349p

렘브란트 '베드로의 부인' 라이스크 미술관, 암스테르담

-> 라이크스 미술관이 어딘가 봤더니, Rijksmuseum 즉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다.

다른 출처와 형평성을 위해 국립미술관으로 번역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412p

비토리아 콜론나(1492-1548)는 미켈란젤로보다 15세 연하의 귀족 출신 여인으로

-> 미켈란젤로는 1475년생이므로 콜로나는 17세 연하이다.

438p

조반니 벨리니(1403-1516)는 베네치아 화파의 창시자로

-> 벨리니는 1403년생이 아니라 1430년생이다.

439p

벨리니 '그리스도의 부활' 베를린 국립미술관

-> 이 그림은 베를린 회화관 (Gemaldegalerie)에 있다. 베를린 국립미술관은 다른 곳이다.

510p

마틴 '최후 심판의 날'

-> 이 그림은 세 폭으로 이루어졌는데 'The Last Judgment' 'The Great Day of His Wrath' 'The Plains of Heaven' 이고 본문의 그림은 진노의 날 정도로 번역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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