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들려준 이야기 - 인류학 박사 진주현의
진주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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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전공한 인류학자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저자가 일상의 에피소드를 섞어 인간의 뼈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이야기일 수 있는데 일상의 예시를 들어가면서 쉽게 설명하는 게 장점이고, 에세이가 섞여 본격적인 교양서는 아닌 듯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와이에 산다고 하니 그 점은 너무 부럽다.

햇살이 내리쬐는 온화한 해변가에서 산다면 비타민 D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하다.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골반뼈만으로는 출산 흔적을 확인할 수 없고, 그래서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기존 출산력이 알려져 문제가 되기는 어렵고, 골반뼈로 인종을 구분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왜 한국에만 산후조리 문화가 있냐는 질문의 대답이 서양 아이에 비해 머리가 크고 동양 여성의 골반이 작다는 것인데, 뼈를 전공한 저자에 따르면 골반의 인종적 차이는 없다고 하니 결국 한국의 산후조리는 의학이 아닌 문화적 현상인 듯하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정작 한국의 산후조리가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면서도 지켜서 나쁠 게 있냐는 식으로 얘기한다는 점이다.

저자 역시 아이를 출산한 후 혹시라도 나중에 손발이 저리고 뼈에 바람이 들까 찜찜했기 때문일까?

나는 산후조리가 오래된 관습이자 문화일 뿐 의학적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 둘을 출산하고 서양 여자들처럼 바로 샤워하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이라 두번 다 출산 후 2주만에 복귀했지만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다만 모유수유는 매우 어려웠다.

책의 저자 역시 출산 2개월 만에 출근해서 유축해서 완전 모유수유를 했다는데 이 점은 정말 부럽다.

젖이 안 나오는 사람이 있는 건지 아무리 유축을 하려고 애를 써도 하루 종일 유축한 게 겨우 젖병 하나에 찰까 말까 정도라 둘째는 아예 처음부터 분유 수유만 했다.

저자는 미국 소아과 의사의 말을 빌어 완전 모유 수유아에게도 비타민D가 불필요하다고 하는데, 생후 1주일만 지나도 해변으로 데려가 수영을 한다는 걸 보면 확실히 야외 활동이 많은 서양인들에게는 큰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생후 3개월까지는 감염에 취약할 때고 자칫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비타민D 합성을 위해 야외 활동이 가능한지 여부는 좀더 알아봐야 할 듯하다.

뼈 이야기라고 하면 살인에 관련된 법의학이 떠올라 무서운 내용일 줄 알았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일상의 이야기라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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