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은 왜 사라지는가 - 인류가 잃어버린 25개의 오솔길
하랄트 하르만 지음, 이수영 옮김, 강인욱 해제 / 돌베개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흥미롭고 거창한 제목에 비하면 내용이 너무 평이해서 기대치에 못 미쳐 아쉽다.

저자 약력을 보니 전문적인 연구자가 아니라 대중서 수준으로 책을 낸 듯 한데 오히려 강인욱 교수의 해제가 격에 안 맞는 느낌이다.

제목은 문명의 흥망성쇠인 반면, 실제 내용은 덜 알려진 주변 지역의 문명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알려진 4대 문명권 외에도 여러 지역에 크고 작은 문명권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 큰 지구에 당연히 다양한 문명의 시작이 존재했을 것이다.

특히 발칸 반도 지역의 도나우 강 문명권은 이 책에서 처음 접해 신선하다.

이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중국만 해도 황하 이외의 지역에 다양한 문명이 존재했다고 한다.

흥미로웠던 내용은, 베링 해협이 육교로 이어져 있을 때 시베리아를 건너 북아메리카로 이주한 것 외에, 대서양의 빙하를 따라 유럽 대륙에서 서쪽으로 이주한 정황 증거가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빙하기였다고 하지만 과연 대서양 횡단이 2만 년 전에 가능했을까?

저자는 물범 사냥꾼들이 빙하에 임시 거주하면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흘러갔다고 추정한다.

유전자 풀이나 아메리카 대륙에 남아 있는 석기 등을 예로 들지만 쉽게 납득이 안 가는 부분이다.

페루에 남아있는 하얀 피부의 원주민 차차포야족 이야기도 흥미롭다.

오래 전에 유럽에서 건너 온 이주민들이 페루의 고지대에 격리되어 살다 보니 원주민과 섞이지 않고 흰 피부 형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증명이 됐다고 하는데 과연 이들은 언제 어떤 경로로 건너오게 됐을지 궁금하다.


<오류>

125p

지도에서 알타이 산맥으로 표시된 부분은 쿤륜 산맥을 잘못 쓴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