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의 시대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8 Vol.15 스켑틱 SKEPTIC 15
스켑틱 협회 편집부 지음 / 바다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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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도 좌파가 유행인가 보다.

실증주의적 과학을 공격하는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급진적 좌파라고 해야 하나?

토마스 쿤이 주창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과학도 상대적이다고 해석해 절대적, 객관적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편다고 한다.

선량한 야만인이 21세기의 대중이나 과학자들의 공정성, 정의감각에 어울리는 개념인 셈이다.

반대로 유전자의 역할을 강조한 진화심리학자 에드워드 윌슨 등은 하버드 대학에서 학생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최고의 지성이라는 하버드 대학에서조차 과학을 "올바르고" "정의롭고" "공정한" 감각으로 받아들이다니.

공병호의 책에서 본 것처럼 좌파는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고 여전히 대세가 아닐까 싶다.

유사역사학도 범주는 다르지만 사고체계는 비슷한 맥락 같아 보인다.

진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념성, 정당성, 이데올로기가 더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왜 대중과 엘리트 과학자들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하는가?

더 넓게 보자면 최첨단 과학의 시대에 여전히 종교가 득세하는 이유도 비슷한 것 같다.

책의 제목대로 21세기는 무신론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한다.

기독교, 이슬람교, 비신자들 이런 식으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를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여전히 인간의 사고력, 과학이 미미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탓도 있을 것이고 대중이 과학의 성과를 전부 받아들이기에는 현대 과학이 너무 어렵다는 점도 있다.

나만 해도 대학 교육을 받고 과학의 가치를 신봉하지만 뒷장에 실린 양자역학 챕터는 거의 이해를 못하고 건너 뛰었다.

그냥 막연히 옳은 말이겠지 생각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간극을 파고드는 게 선동가들이고 종교인이고 유사역사학자들이 아닐까 싶다.

하나의 결론을 내기 위한 복잡한 과정들을 전부 생략해 버리고 단순 도식으로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간단한 결론을 이야기하는데, 문제는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 자신들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과학의 외피를 쓰고 있어 신뢰감을 가장하는 것이 더 문제다.

백신을 맞으면 자폐가 된다는 주장을 의사가 하는 식이다.

결국 과학의 성과를 대중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엘리트 과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이 책도 그런 활동의 일환일 것이다.

과거보다 IQ 가 상승해 오고 있다는 플린 효과에 대한 챕터가 있다.

지식이 누적되니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따져 보면 과거에는 주변 몇 km 에서 일어나는 현실적 일들만 처리하면 충분했는데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실천적 지능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워졌고 점점 추상적 사고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과학 교육이라고 한다.

고대인이 현대인보다 아이큐가 낮다기 보다는 실천적 지능에서 추상적 지능으로 실제적 사고에서 수학적 사고로 변화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저자들은 이런 추상적 사고와 지능이 증가할수록 점점 더 사람들은 무신론자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창조과학자들이 성경은 과학이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구석기 시대의 동굴 벽화와 매장의식을 보면서 인간은 종교적 존재이고 유전자에 종교적 본성이 새겨졌다고 생각했는데 책의 주장처럼 어쩌면 종교는 인간의 본성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도덕과 영적 감성을 과연 종교 대신 무엇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과학적 사고는 종교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내가 살아 생전에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긴 하지만 약간의 기미는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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