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 - 황윤 역사 여행 에세이, 개정증보판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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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들을 아주 흥미롭게 읽어 신간 신청을 했다.

제목도 시선을 확 끈다.

일상이 고고학이라니.

본격적인 학술서는 아니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의 눈으로 보는 고고학에 관한 에세이라고 생각하고 신청해서 받아보니 일단 책의 판형이 작고 200 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분량이라 놀랬다.

문고판처럼 가볍게 들고 읽기는 좋은데 내용은 전작들에 비해 많이 아쉽다.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서일까?

앞서 읽은 도자기 관련 책들은 저자의 전문성이 돋보이고 당시 시대상까지 접목시켜 아주 유용했던 것에 비해 이번 책은 솔직히 너무 가볍다.

백제라는 나라를 주제로 하여 풍납토성부터 시작해 석촌동 고분, 공주, 부여, 익산까지 쭉 여행하는 컨셉 자체는 좋지만 블로그 수준의 여행기라 많이 아쉽다.

전작들을 보면 필력이 딸리는 분은 아닌 것 같은데 다음 책들은 좀더 많은 내용을 포함시켰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답사기 모델이 유홍준씨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전문적인 지식과 문화재에 대한 식견이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에세이스트로서의 좋은 문장력을 갖기 힘들다면 내용이라도 독자에게 많은 것을 전달해 줄 수 있어야 비로소 의미있는 책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 역시 답사에 관심이 많아 저자처럼 이런 답사 여행을 늘 꿈꾸고 있다.

현실은 주말에도 일을 하는 자영업자라 답사는 커녕 일요일에 늦잠 한 번 못 자고 있지만 언제나 마음 속으로 꿈꾸고 있다.

오래 전 결혼하기 전에 공주와 부여를 갔던 생각이 난다.

책에 나온 정림사지 석탑이나 부소산성 등에 대한 생각도 아스라이 떠오른다.

그러고 보니 부여의 백제문화단지도 구경하기 좋게 잘 복원되어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은 박물관도 유물이 꼭 많지 않더라도 역사 공부하기 좋게 잘 꾸며놔서 관람하기 좋은 듯하다.

올림픽공원은 가끔 가보면서도 그 옆에 한성백제박물관은 한번도 안 들어가 봤는데 날잡고 구경 가봐야겠다.

도록이 훌륭하다고 하니 더 기대된다.


책 내용 중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주장은, 미륵사지 서탑에서 발견된 사리명문에 탑의 발원자가 삼국유사 설화의 주인공 선화공주가 아니라 사택왕후라고 기록된 이유에 관한 것이다.

여전히 선화공주는 또 다른 왕비일 것이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자는 이것을 설화로 치부하고 왜 이런 설화가 생겼느냐에 대해 자신만의 추론을 펼친다.

백제의 옛 영토를 다스리기 위해 백제와 신라가 연관된 지역 전설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전에 어떤 학자도 이런 추론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경상도 상주 출신 견훤이 옛 백제 영토에 나라를 세울 때 사실은 백제인의 후손이었다는 식의 전설이 만들어진 것과도 비슷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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