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왕가의 흥망과 성쇠
이종완 지음 / 공주대학교출판부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이렇게 복잡한 책을 전에 어떻게 읽었지?

종이가 얇아 분량이 작은 줄 알았는데 430 페이지나 되고 내용이 정말 많다.

제목에서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중부 유럽을 지배했던 신성로마제국의 합스부르크 왕가에 관한 이야기다.

한 시간에 40 페이지 정도로 천천히 읽고 있어 꽤 힘들다.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통혼 관계가 워낙 복잡하고 우리에게 덜 알려진 왕조의 여러 인물들이 나와 찾아 보느라 시간이 걸린다.

우리로 치자면 역사책에 잘 안 나오는 중종의 후궁들과 왕자들 통혼 관계까지 등장하는 느낌이랄까?

특히 근친혼이 많아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경우들이 있어 가계도 그릴 때 헷갈린다.

왕위를 이을 남자 후계자 얻는 것이 결혼의 가장 큰 목표인데 워낙 유아 사망률이 높을 때고 사고나 질병도 많아 왕들의 3혼, 4혼도 흔했고, 결혼하면 지참금으로 영토를 떼어 줘야 하기 때문에, 왕국이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해 가능하면 가문 내에서 배우자감을 찾는 바람에 숙부와 조카의 결혼도 자주 일어난다.

사촌끼리 혼인은 특별히 언급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잦았고 양가 남매간의 이중혼, 즉 겹사돈도 아주 많았다.

결혼이 곧 정치적 동맹이므로 같은 가문끼리 여러 차례 혼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런 행태는 비단 유럽 뿐 아니라, 조선 시대에도 매우 흔했으니 상류층의 가문 영속 방법인 듯하다.

근친혼 때문에 유아 사망률이 높고 결국에는 대가 끊어졌다고 하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꼭 합스부르크 왕가만 그랬던 것도 아닌 듯 하다.

숙질간의 결혼, 즉 4촌이 아닌 3촌 간의 결혼은 너무 가까운 사이라 문제가 더 많았던 것일까?

결혼 동맹을 통해 신부가 지참금으로 영토를 상대방 왕국으로 가져가고, 또 후계자가 안 태어나면 시집간 딸에게 왕위 계승권이 넘어가 그 남편이 왕위를 계승하여 외국인 왕실이 들어온다.

민족 국가 성립이 이루어지기 전이라 가능한 일일까?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단일 국가를 이루고 살아온 우리에게는 낯선 개념인 듯하다.

합스부르크 왕가가 스페인과 중부 유럽을 다스리게 된 것도 이런 중첩된 혼인 정책을 통해서였으니 정말 민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근대의 발명품이 확실하다.


<오류>

68p

1346년 대립왕으로 황제 하인리히 4세의 손자인 카를 4세(1316-1376)를 선출하였다.

-> 카를 4세는 하인리히 7세의 손자이다.

145p

모리츠는 작센 선제후의 사촌이며

-> 모리츠는 작센 선제후 요한 프리드리히 1세와 6촌 간이다.

163p

카를 5세의 이모가 되는 카타리나가 영국왕 헨리 8세와의 재혼에서 낳은 딸로 펠리페 2세와는 이종사촌 간이었다.

-> 카를 5세의 아들인 펠리페 2세는 영국의 메리의 5촌 조카이다.

191p

장자인 막시밀리안 2세는 그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되었다. 차남 페르디난트 2세는 티롤과 포르란테를 상속하였고

-> 조카인 황제 페르디난트 2세와 헷갈리므로 대공 페르디난트 2세로 표기해야 할 것 같다.

193p

차남인 프랑스의 왕 샤를 9세는 오스트리아의 막시말리안 2세의 딸 안나와 결혼하여야만 하였다. 그와 동시에 샤를의 누이동생 마가렛은 막시밀리안 2세의 아들 루돌프를 얻어야만 하며

-> 샤를 9세는 막시밀리안 2세의 딸인 엘리자베트와 혼인했고, 안나는 외삼촌인 펠리페 2세와 혼인했다. 막시밀리안 2세의 아들 루돌프는 독신이었고, 샤를 9세의 누이동생 마가렛은 앙리 4세와 혼인했다.

239p

요제프 2세가 부르봉-파르마의 이사벨라와 결혼함으로써 축제의 막을 올렸다. 차남 레오폴트 2세가 부르봉-스페인의 마리아 루도비카와 결혼함으로써 두 번째 막을 올렸다. 특히 이사벨라와 마리아 루도비카의 어머니들은 자매간으로 이종사촌이었다.

-> 이사벨라의 아버지 파르마의 필리포 1세와 마리아 루도비카의 아버지 카를로스 3세가 모두 펠리페 5세의 아들들로 둘은 사촌간이다.

부록의 가계도

막시밀리안 2세의 딸 엘리자베트 = 샤를 4세

-> 샤를 9세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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