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러시아 2 - 도시 이야기 줌 인 러시아 2
이대식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 전에 1권을 읽었던 것 같은데, 2권이 신간으로 나와 못 지나치고 빌리게 됐다.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는 학자가 아니다 보니 깊이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현재 러시아의 산업 분야에 초점을 맞춰 현장감 있게 소개한 것이 장점이다.

기업 연구소라서 역사적 배경과 더불어 지금 현재의 경제 상황도 같이 소개하여 균형감이 있다.

그렇지만 역시 본격적인 러시아의 역사적 전통을 알기에는 내용이 부실하다.

얼마 전에 읽은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를 읽어 보면 러시아의 시베리아 개척이 갖는 의미와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나온다.

동방정책이라고 점잖게 표현하지만 사실은 미국이 인디언들을 몰아 내고 금을 찾아 서부 개척을 했던 것처럼, 러시아 역시 시베리아의 수렵인들을 몰아내고 모피를 찾아 동쪽 끝까지 진격해 나간 내부 식민지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중국이 신장과 티벳트를 정복하여 한인 이주 정책을 펴는 것처럼 러시아 역시 현지인의 동화 과정이 활발하고 약소 민족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과정일 듯하다.

이런 내부적인 문제는 과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러시아의 도시라고 하면 기껏 아는 게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가 전부였는데 시베리아 철도를 지나가는 여러 도시들을 소개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모스크바 공국이 여러 러시아의 공국들을 통합한 이유가, 몽골 제국에 가장 열심히 조공을 바쳤기 때문에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그렇지만 결국 힘을 키워 몽골을 몰아내고 주변을 통합하게 된다.

진정으로 러시아가 제국이 된 것은 그칠 줄 모르는 동방으로의 진출 야욕이었을 것이다.

일관되게 로마노프 황제들이 동방정책을 추진했던 점이 인상적이다.

마치 청조의 중앙아시아 정복을 보는 듯하다.


<인상깊은 구절>

270p

당연히 정치와 경제 면에서도 몽골의 영향을 받았다. 정치적으로는 귀족과 교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전제권력의 기반이 확립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관련 학계에는 이반 뇌제, 표트르 대제, 스탈린, 그리고 푸틴으로 이어지는 오랜 권위주의 정권의 전통이 몽골 지배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14세기부터 시작된 유럽의 르네상스와 산업화로부터 러시아가 철저히 단절되어 오랫동안 농업국가로 남아 있던 것도 몽골의 지배를 그 요인으로 본다.

 더 흥미로운 것은 모스크바가 러시아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몽골에 가장 충직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의 최고 지도자인 대공의 지위는 몽골이 정해줬고 대공은 러시아에서 조공을 거둬 몽골에 바치는 대리 수금자 역할을 했다. 몽골의 인정을 받기 위한 지방 공후들의 경쟁에서 가장 돋보인 사람이 바로 모스크바 공후였다.


<오류>

184p

사실상 매형에게 국정을 맡기는 섭정 체제가 시작되었으니, 표도르의 매형이 바로 보리스 고두노프이다.

-> 보리스 고두노프의 여동생이 표도르와 결혼했기 때문에 매형이 아니라 처남이다.

270p

이반 뇌제의 사위이자 류리크 가문의 대를 끊은 보리스 고두노프

-> 보리스 고두노프의 여동생이 이반 뇌제의 며느리가 됐다.

342P

프리드리히 1세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한다. 그의 아들 빌헬름 1세는 호박방에 관심이 없었고

-> 프리드리히 1세의 아들은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이다. 빌헬름 1세는 후대 사람이다.

344p

엘리자베타의 며느리로 와서 남편 표트르 3세를 암살하고 황제가 된, 독일 출신의 예카테리나 여제는

-> 엘리자베타 여제는 미혼이었고, 표트르 3세는 그녀의 조카이다.

354p

시어머니인 엘리자베타가 지은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겨울궁전에 입성한 예카테리나는

-> 엘리자베타는 예카테리나의 시어머니가 아니라 시이모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대식 2020-11-27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사합니다.
정확한 지적 꼭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marine 2020-11-28 09:08   좋아요 0 | URL
저자께서 직접 댓글 달아주시고, 감사드립니다^^
시베리아 철도를 기준으로 모스크바의 여러 도시들을 소개하는 형식이라 러시아라는 거대한 나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매 챕터마다 지도를 실어준 부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대식 2020-11-29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적하신 내용은 실제로 제가 강의할 때 말하는 내용인데 원고를 쓸 때 어떻게 그렇게 작성되었는지 저도 이해가 안가네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