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가르쳐주지 않은 성경의 역사
정기문 지음 / 아카넷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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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의 무신론자인데도 엄마 때문에 끊임없이 기독교에 관한 책을 계속 읽게 되는 것 같다.

신은 정말 있는가? 알 수 없다는 불가지론자, 혹시 있다 해도 기독교에서 말하는 인격신이 아니라 계몽주의자들이 말한 인간사에 관여하지 않는 우주의 원리로써의 신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예수가 신이다는 교리를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유일신을 믿던 유대인들이 예수가 신이라고 주장했을 때의 충격이 이해가 가고 오랜 시간 동안 예수가 곧 신이라는 삼위일체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던 초기 기독교인들의 심정이 충분히 공감된다.

이 책에 따르면 기독교를 세우다시피 한 사도 바울 역시 예수를 하나님으로부터 신성을 부여받은 자, 하나님의 아들 정도로 생각했지 그가 곧 하나님, 신 자체라고 보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가급적 유대교 교리를 지키려고 애썼고, 사실 그들은 유대인들이었고, 다만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구약이 경전은 될 수 있을지언정, 최소한 신약은 오늘날의 개념, 일획일점도 다르지 않다는 경전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약 역시 끊임없이 개작되고 추가됐음을 밝히고 있는 마당에, 하물며 초기 기독교인들이 경전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신약을 한 구절도 고치거나 빼지 않은 신의 계시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초대 교회의 사본들이 발굴되면서 신약이 계속 수정되어 왔고 확립된 교리에 맞추기 위해 추가되어 왔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현재 기독교에서는 이를 외면한다고 비판한다.

최소한 성경을 근거로 진화론을 부정하는 것은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이것이야말로 성경 무오류설, 기독교 근본주의자, 이단이라 생각이 되지만, 어쨌든 경전의 신성을 부정한다면 과연 종교가 성립이 될까 의심스럽긴 하다.

이슬람 교도들에게 코란의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게 한다면 이미 그 사람은 종교인이 아니지 않을까?

결국 성경의 역사와 진실을 밝히는 이러한 노력들은 기독교인의 범주에서는 불가능하고 또 불필요한 시도가 아닐까 싶다.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는 교회 내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겠으나 어쨌든 성경의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하나님으로부터 받아 적은 계시라는 성경 무오류설, 근본주의자는 틀렸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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