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5 -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개정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5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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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정주영 회장의 방북 후 금강산 관광길이 열렸을 때 첫 답사기를 썼던 모양이다.

그 후로도 여러 차례 방문해 중앙일보 등에 연재했던 글인 듯하다.

무려 20년 전이라 최근에 인상깊게 읽었던 일본 답사기와는 조금 다른 날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4권이 평양 방문이고 이번에 읽은 5권은 순수하게 금강산 답사에 관한 글이다.

금강산이라고 하면 백두산처럼 아주 멀리 있는 곳 같은데 사실 철원 바로 위에 있는 강원도 지역이라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조선 후기 소중화와 진경문화가 싹트면서 선비들 사이에서 금강상 탐승이 유행이었고, 일제 시대 들어와 철도가 개통되면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갔는데 6.25를 거치면서 오직 표훈사 하나만을 남기고 다 폭격으로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남한 영토 내에 있었다면 관광지로서 크게 개발이 됐을텐데 자연 그대로의 멋진 모습은 살아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풍경을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이 무척 아쉽다.

요즘처럼 조선 후기 진경문화에 대한 관심이 드높은 때라면 직접 답사해서 정선이나 김홍도 등이 남긴 금강산과 비교해 볼텐데 아쉬운 대목이다.

그림의 제목으로만 외금강이 내금강이니 해금강이니 했던 곳을, 책을 읽으니 하나씩 구분이 된다.

유홍준 교수 답사기의 특장점은 글이 참 편안해 읽기가 좋고, 무엇보다 직접 그 곳에 가 보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이다.

기암절벽과 그 사이사이의 깊은 계곡, 폭포들을 실감나게 묘사해 흥미롭게 읽었다.

원나라 간섭기 때 기황후 등이 금강산에 시주해 절이 크게 융성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다.

언젠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아내와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에도 그 에피소드가 나와 재밌게 읽었다.

정선의 그림이 맺어준 인연이라니, 정말 로맨틱하다.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하지만 인간이 그곳을 유람하고 글을 남겨 그 가치를 더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우리가 꽃이라고 부를 때 그 꽃이 의미가 있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선시대 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금강산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작품들을 남겼기 때문에 금강산이 더욱 우리에게 애틋하고 의미있는 곳이 되는 것 같다.


<오류>

151p

해강은 창덕궁의 외국사절 접견실인 희정당에 <외금강 만물상>과 <해금강 총석정>이라는 대폭의 벽화를 제작하였는데, 이 그림은 1923년 화재로 불타버리고 말았다.

-> 1917년의 화재로 1920년에 새로 그린 게 이 작품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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