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선악을 다룰 수 있는가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9 Vol.17 스켑틱 SKEPTIC 17
스켑틱 협회 편집부 지음 / 바다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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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켑틱이라는 이 잡지는 종교와의 전쟁인 것 같다.

이성에 의한 합리적인 판단, 근거를 가지고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적 회의주의를 추구하는 이 잡지를 몇 권 읽어 본 결과 무신론이라는 공통점이 드러난다.

내가 종교를 버린 것도 여기에 자주 등장하는 리처드 도킨스 덕분이라 내 신념이 맞는지 확인하고 강화시키기 위해 자꾸 읽게 되는 것 같다.

신앙 문제를 제외하고는 더 바랄 게 없는 인격의 소유자인 근본주의자 엄마 때문에 더 그렇다.

이번 호에서도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교화시켜야 할 것인가에 관한 주제가 나온다.

사이코패스 같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들을 선악과 도덕적 관점에서 단죄한다고 그들이 바뀌지 않는다.

연민을 가지고 왜 그들이 잘못된 신념 체계를 갖게 됐는지를 알아 보라고 한다.

범죄자들이 꼭 나빠서라기 보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믿음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잘 설명해 주고 생각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종교 문제 뿐 아니라 정치적 신념에서도 극단적인 경우를 인터넷에서 많이 접한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일수록 음모론을 선호한다.

이 책에도 케네디 암살 음모론이 얼마나 허구인지를 자세히 논증하지만 아직도 인간이 달에 가지 않았다고 버젓이 방송에서 얘기하는 지식인이 있는 걸 보면, 인간의 비이성적인 신념 체계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긴 하다.

궁극적으로 보다 나은 사회를 이루기 위한 우리의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과학 교육 혹은 과학적 사고 방식의 함양에 있지 않을까 싶다.

맨 처음 기사에서는 음이온의 허실을 논파하면서 사이비 과학 마케팅을 폭로했다.

어쩌면 과학이 평범한 현대인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기 때문에 여전히 음모론과 비이성적인 믿음이 판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만 해도 대학 교육을 받았지만 핵융합 반응을 설명하는 챕터는 제대로 이해를 못했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적 상식들을 전부 소화할 수 없더라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더 필요할 수 있다.

전문가를 극도로 혐오하는 한국의 정치가들이 과연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보통 종교인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에 따르면 도덕이라는 개념도 공동체를 잘 유지하기 위해 발전해 온 진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생각해 보면 사회성을 갖고 있는 동물들은 상호호혜성을 체득해야 큰 집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도덕이 반드시 종교의 전유물이라 할 수 없다.

종교는 책에서 비판하는 바대로, 내집단에서만 도덕적이고 양심적일 뿐, 외집단에 대해서는 매우 배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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