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 이야기 - 우리 문화와 역사가 깃든 산사 순례
최종걸 지음 / 다우출판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은 참 좋은데 내용이 너무 너무 지루하다.

430 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고 100여 곳에 달하는 수많은 사찰들을 소개하고 있는 점은 좋은데 내용은 마치 절 앞에 세워진 안내판 읽는 기분이다.

잡지에 짧게 연재된 기사들을 모은 것 같은데 그래도 한 권의 책으로 엮으려면 좀더 많은 지식을 포함시켜야 하는 거 아닐까?

아니면 자신의 소회를 추가해 에세이 읽는 맛이라도 나던지.

책 표지는 고풍스럽고 참 좋은데 내용은 많은 분량에 비하면 너무 부실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특히 설화나 야사가 너무 많아 신뢰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고대 설화야 역사책에 있는 얘기니 가치가 있다고 해도, 탑돌이 하다가 유방암이 나았다는 식의 20세기 이야기는 왜 싣는 건지 모르겠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 시대라 신라와 고려 시대의 절들이 죄다 폐사되고 중은 천민 취급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도 편견이었던 것 같다.

유교가 이념화 되긴 했으나 그래도 종교는 아니었기 때문에 의지할 곳이 필요했을 것이다.

왕실의 불사는 조선 전기에나 있는 줄 알았는데, 정조가 아들 탄생을 기원해 송광사에 희사하고 용주사는 정조의 원찰로서 대우받았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됐다.

화엄사의 각황전은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가 시주한 것이고, 편액도 왕위에 오른 영조가 내렸다고 한다.

정책적으로는 불교를 억압했으나 인간적인 심정으로는 불교에 대한 마음씀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무를 갯펄에 심는 매향의식은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좋은 향이 나는 나무를 묻어 훗날 불상을 만든다고 한다.

완도에서 무려 백제시대, 지금으로부터 1700년 전에 묻어둔 녹나무가 발견되어 미륵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류>

82p

고려 헌덕왕은 조카인 40대 애장왕을 폐위시키고

-> 신라 헌덕왕이다.

87p

<불국사고금창기>에 따르면 법흥왕의 두 어머니, 영제 부인과 기윤 부인이 불국사를 창건하고

-> 법흥왕의 어머니, 즉 지증왕의 부인인 연제 부인은 삼국유사에 영제 부인으로 기록됐다고 하는데, 기윤 부인은 누구일까?

검색해 보니 어머니 영제 부인과 왕비 기윤 부인으로 나온 곳도 있다.

지증왕의 왕비가 두 명이라는 기록은 못 봤으니, 아무래도 어머니와 왕비가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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