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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 - Moving Reflection, Korean Art Since 1945
김영나 지음 / 미진사 / 2020년 3월
평점 :
이 분은 글을 참 쉽게 잘 쓰신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다소 어렵고 지루해 보이는 제목들과는 달리 도판의 질도 우수하고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깊이있는 정보를 잘 전달해 준다.
400 페이지 정도로 아주 두꺼운 책은 아닌데 도판 인쇄 때문에 그런지 종이가 두꺼워 꽤 두툼해서 지루할까 봐 마지막까지 미뤄뒀던 책이다.
오늘 반납일이라 어제 밤에 급하게 읽었는데 시간당 100 페이지 속도로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본문에 나온 작품들이 거의 다 실려 있고, 그것도 편집을 아주 잘해 같은 페이지에서 볼 수 있을 정도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미술 전문 출판사답게 도판의 색감이나 인쇄 상태가 마음에 퍽 들어 저자의 글솜씨와 더불어 즐겁게 독서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1950년대의 추상 미술까지는 작품이 주는 시각적 미적 즐거움이 크고 감동도 있었는데 60년대 전위미술부터는 솔직히 공감이 잘 안 된다.
추상미술이나 단색화만 해도 아 그렇구나, 이해가 되고 작품을 볼 때 직관적인 감동이 생긴다.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작품 자체만으로 미적 쾌감이 저절로 생긴다.
그렇지만 아방가르드, 이를테면 해프닝이나 설치미술, 옵 아트, 개념미술, 팝 아트 등으로 넘어오면 비평가가 열심히 설명을 해 줘도 이해가 될까 말까이고 특별한 감흥이 안 생긴다.
내 미술 감상력의 한계인가 싶다.
90년대 이후로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우리 작가들, 이를테면 양혜규, 김수자, 서도호, 이불 등은 리움 미술관이나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본 적이 있고 저자도 공들여 설명하지만 정말 별 감동이 생기지 않아 아쉽기 그지 없다.
현대 미술은 여전히 너무 어렵다.
다만 이우환의 모노하 이론, 작품과 자연의 관계, 혹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이 간다.
더 많은 현대 미술을 접해서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