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 인민의 배신자 - 모택동은 왜 일본군의 進攻에 감사했나
엔도 호마레 지음, 박상후 옮김 / 타임라인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튜브에서 우연히 이 책의 번역자인 박상후씨의 인터뷰를 본 후 관심이 생겨 읽게 됐다.

모택동이라고 하면 홍군을 이끌고 국민당의 박해를 피해 연안으로의 대장정을 이끈 중국 공산당의 영웅이 아닌가?

어떤 의미에서의 배신자인지 궁금했다.

일당독재라는 의미에서 또 홍위병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여전히 중국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까지 읽은 책에서는 막연히 부패한 장제스의 국민당을 몰아내고 농민 소비에트를 건설해 민중의 힘으로 중국을 제패했다고 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한다.

실제로 항일전쟁에 앞장 선 사람은 모택동의 공산당이 아니라 장제스의 국민당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군사력을 장악한 이가 장제스였으니 당연히 대부분의 항일투쟁은 국민당 쪽에서 수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모택동 입장에서는 점, 즉 도시를 장악한 일본군을 피해 면, 즉 농촌 쪽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주로 게릴라 전술을 수행하고 농민들을 포섭하는 게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모택동의 항일 투쟁은 이미지 선전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오히려 한술 더 떠 판한년이라는 스파이를 앞세워 국공합작 때 국민당의 군사정보를 일본 이와이 에이이치에게 돈을 받고 넘겼다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민의 배신자라는 것이다.

그 증거로 이와이 에이이치와 왕밍, 그리고 장제스 회고록을 들고 있다.

모택동 입장에서는 장제스가 계속 일본과 싸워서 군사력을 소진해야 중국 내 정권을 장악하기 쉬웠을 것이다.

모택동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판한년 등의 스파이를 오히려 민족 배반 행위로 1955년에 잡아들여 결국 그는 옥사하고 만다.

최근 그 억울함이 밝혀졌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다른 자료를 좀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정확한 전말을 알기가 어렵다.

저자는 모택동이 살아 있을 때는 난징 대학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오히려 그는 난징에 태평천국 기념관을 건립했다고 한다.

난징대학살을 필두로 일본의 전쟁 책임을 규탄한 것은 90년대 장쩌민이 정권을 잡은 이후인데, 그의 아버지가 일본 괴뢰 정부의 선전부장을 했던 전적 때문에 정통성 확보를 위해 반일 투쟁에 더욱 열을 올렸다고 한다.

그 후 현재까지 대외선전과 내부단결을 위해 반일 감정 자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를 위해 모택동의 항일 투쟁은 더욱더 왜곡 날조되어 간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만주사변과 대동아 전쟁을 일으킨 일본 군부와 일본 정치권을 구별해서 설명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전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비난받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21세기 현재적 시점에서 과연 어떤 태도가 도움이 될 것인가이다.

역자는 해설 부분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반일 선동을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죽창을 들고 나서자고 선동하고 있고 또 그것이 대중에게 먹혀 들어가고 있으니 과연 평화로운 외교, 실리적 외교는 언제나 어려운 문제인 모양이다.

야만족에게 무릎을 꿇은 치욕을 갚자고 북벌을 외치던 주자학자들의 모습이 비현실적이고 어리석어 보이더니만 함부로 조상들을 비난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