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 : 위진남북조 중국의 역사
가와카쓰 요시오 지음, 임대희 옮김 / 혜안 / 200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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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이상한 역사책만 읽었었나 보다.

서양에서 발간된 역사서들은 사회구조 분석인 경우가 많아 수준이 높다고 느낀 반면, 동양에서 나온 역사서는 주로 인물사, 일화 중심이라 너무 평면적이라 생각했었다.

이제 보니 좋은 책들을 접하지 못해서 편견이 있었나 보다.

아주 오래 전에 출간된 책 같은데 이렇게 유익하고 재밌을 수가!

감탄하면서 읽었다.

늘 모호하기만 하던 위진남북조 시대의 400년 혼란기 사회 구조를 입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좀 어려운 부분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아주 재밌게 읽었다.

이민족들의 중원 침입은 로마 제국이 게르만 용병들에게 먹히는 것과 비슷한 패턴인 것 같다.

북방에는 이민족들이 많은 나라를 만들어 명멸해 갔으나 남방에서는 무인 황제와 더불어 무가 정권이 수립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화려한 귀족 문화가 꽃피우는 아이러니.

왜 중국이 서양처럼 봉건 영주제로 진화하지 않고 다시 중앙집권 관료제 국가가 되었는지 그 과도기의 귀족사회 형성 배경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화북이 일찍부터 통일될 수밖에 없었던 지리적 요건도 잘 짚어준다.

관개와 강우량에 따른 풍흉의 폭이 컸고 중원은 지리적 장벽이 없는 넓은 평원이었기 때문에 고대로부터 지역적 차이를 조절할 힘이 있는 전제적 정권이 쉽게 들어설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반면 강수량이 풍부했던 남방은 자급자족이 쉽게 가능했기 때문에 오히려 원시 농업 사회를 오래 유지했다.

추운 곳에서 선진 문화가 발생하는 지리적 배경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북방에서 양자강 이남으로 밀려 내려오는 한족의 이동을, 미국의 서부 개척지와 비교하고 내부 식민지 개발이라 설명하니 쉽게 이해가 됐다.

선진 문화를 지닌 북방인들이 이민족들에게 쫓겨 농업 생산성이 높은 강남을 장악하고 한족 정권을 세운 것이다.

이민족의 침입으로 인한 민족 대이동이 오히려 한족의 판도를 넓힌 역할을 한 셈이다.


<오류>

105p

후한 황제 계보에서 7대 소제는 장제의 아들이 아니라 손자이다. 

351p

409년 도무제가 그의 아들에게 살해당하자 국내는 일시 동요했으나 북위제국의 창업 공신들은 후사로 지정되어 있던 여덟 살 난 탁발사를 옹립하고~

-> 탁발사, 즉 명원제는 391년 생으로, 409년 즉위 당시 열 여덟 살이었다.

353p

도무제 사후, 겨우 여덟 살 난 유약한 후계자가 옹립되어

-> 위키에 따르면 명원제는 391년생이고 409년에 즉위했는데 이 책에서는 계속 어린 나이에 즉위했다고 하니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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