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뿌리 (구약) - 오리엔트 문명과 구약성서
민희식.이진우.이원일 지음 / 블루리본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대 이집트의 역사>를 읽다가 역주에서 인용한 책이길래 관심을 갖고 읽게 됐다.

전공한 학자가 아니라 그런지 단정적이고 비아냥 거리는 문체가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현재까지 밝혀진 이스라엘 고고학 자료를 근거로 했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오래 전에 아주 인상깊게 읽었던 <성경 고고학인가 전설인가>를 썼던 핑컬스타인이라는 학자가 등장해 더욱 신뢰가 생겼다.

아주 잘생긴 흑백 사진이라 깜짝 놀랬다.

나이 지긋한 노학자라고 상상했는데 열정적인 소장파 학자였던 모양이다.

간단히 말해 이스라엘 학자들은 성경의 역사를 단군 신화와 같은 개념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국의 역사를 성경이라는 신화가 아닌, 실제 고고학적 증거로써 밝히고 싶어 한다.

한국의 단군 신화는 그저 오래된 전승에 불과하지만, 성경은 전세계적인 종교의 경전이다 보니 역사적 사실을 분리해 낸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은 아닐 것 같다.

서문을 보면 저자 역시 가톨릭 신자인 것 같은데 성서의 이야기를 단지 비유로만 해석하고도 신앙의 유지가 가능한가 궁금하다.

심지어 저자는 원죄는 아우구스투스 때 생겨난 개념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전 인류의 죄를 안고 간 예수의 십자가 속죄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근본주의자들의 어리석은 태도가 문제이긴 하지만,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성경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어려운 문제 같다.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지만, 성경은 수메르와 바빌론 전승, 심지어는 이집트 신화까기 합해져 바빌론 유수 당시를 배경으로 기원전 6세기 무렵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출애굽은 이집트 역사서에도 나오지 않을 뿐더러 고고학적 증거도 없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고, 바빌론 유수 당시 일부 있었을 탈출을 모티브로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길가메쉬 서사시를 노아의 홍수 원전으로 생각한다.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들이 발굴된 시점이 19세기 후반이니 당시까지만 해도 성경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던 게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나님이 정말 계신다면 성경을 문자 그대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위해 고대의 증거들을 보존해 주셨나 싶은 생각도 든다.

출애굽 때 홍해에 빠져 죽었다는 파라오 메르넵타의 미이라가 왕들의 미이라 보관소에서 떡 하니 등장하는 식으로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

야훼는 정말 사막을 방황하는 유대 부족의 민족신에서 점차 보편적인 유일신으로 발전해 갔는가?

이집트 18왕조의 아크나톤의 유일신 사상이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일까?

인간이라는 종의 단일성과 보편성을 염두에 둘 때 전 세계의 신화가 비슷하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성경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근본주의자들의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식의 문제 제기는 얼마 전에 읽은 이슬람 코란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책에 따르면 그래도 코란이 성경보다 더 합리적인 까닭은 구약의 불합리한 표현을 무함마드가 수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단지 나중에 나왔기 때문이고 당연히 코란의 근원은 더 먼저 출간된 유대교의 경전 성경에 있다.

이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천사들에게 받아 적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왜 계몽주의 시대에 지성인들이 이신론을 주장했는지 요즘은 이해가 될 정도로 신앙과 역사의 문제가 혼란스럽다.


<오류>

106p

바빌론은 제1왕조 함무라비 (재위 BCE 1792~BCE 11750) 왕에 의해  정비되고

-> 기원전 1792년부터 1750년까지이다.

175p

서기전 13세기 이집트 제19왕조 세티 2세 시대에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 세티 2세가 아니라 세티 1세이다.

188p

제18왕조를 세운 아흐모세 1세(1550~1295 BCE)가 힉소스를 이집트에서 완전히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 아흐모세 1세는 기원전 1549년부터 1524년까지 재위했다.

320p

사울 (1050~1002 BCE) 다윗 (1200~1050 BCE)

-> 사울은 대략 기원전 1020~1000, 다윗은 1000~962년 사이에 재위한 것으로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