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역사 2 - 태고부터 페르시아의 정복까지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88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 지음, 김태경 옮김 / 한국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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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470여 페이지라 지루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힌다.

특히 대중에게 잘 알려진 18왕조의 투트모세 3세와 이크나톤, 투탕카멘, 19왕조의 세티 1세와 람세스 2세 등의 시리아 원정과 종교개혁 등은 아주 상세하게 묘사되어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든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500년 전의 이야기가 이렇게도 상세하게 전해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렇게 위대하고 장구한 역사를 가진 파라오의 거대한 제국이 왜 무너지고 말았는지, 그 후 다시는 세계의 중심으로 일어서지 못했는지 이집트인의 관점에서 보자면 안타깝다.

저자는 1권에서 이집트를 침범한 힉소스가 팔레스타인 지역의 카데시 사람들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을 제압하면서 다시 일어선 이집트인들은 신왕국 때 남부로는 누비아, 북부로는 시리아를 정복하면서 제국으로 발전해 간다.

특히 투트모세 3세의 17차례에 걸친 원정은 과연 고대의 나폴레옹이라 불릴 만한 대단한 업적을 남긴 파라오였다.

그는 70대까지 오래 살기도 해서 계모이자 배우자였던 하트셉수트의 영향력 아래 머무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각지에서 바치는 공물과 관개 사업을 통한 농지 획득, 구리와 귀금속 채굴 등으로 왕조는 부유해지나 갈수록 아몬 신전의 사제들 힘이 커지면서 종교에 모든 자원을 쏟아 붓게 된다.

사막 한가운데 도열한 그 많은 신전들이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이집트 제국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부을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나라나 종교가 흥기하면 몰락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크나톤의 종교개혁은 비대해진 아문 사제들의 세력을 누르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후기 왕조로 갈수록 더욱더 신전의 세력은 커져서 이들의 지지가 없으면 파라오의 권력 유지가 어려워졌다.

미이라 발굴로 유명해진 투탕카멘은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크나톤의 아들이고 이복 남매끼리 결혼했다.

내반족 등의 신체적 어려움 때문에 병약했을 거라는 추측과 달리 직접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가 지휘했으나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역자가 성실하게 최근 성과들을 따로 역주로 소개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그 전 파라오인 스멘크카레는 이크나톤의 이복 형제로 생각된다.

영화에서 소재로 이용됐던 람세스 3세의 죽음은 놀랍게도 왕비와 그 아들에 의한 경동맥 자상 때문으로 밝혀졌다.

미이라가 남아 있으니 이런 정확한 사인 분석도 가능한 모양이다.

역자는 다른 책을 인용해 구약 성경의 요셉 전설과 출애굽, 모세 등이 모두 허구임을 주장한다.

나 역시 다른 책을 통해 구약성경의 이런 설화들이 바빌론 유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삽입된 후대의 창작물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라 이 부분은 다시 읽어봐야겠다.

역자가 전공한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성실하게 역주를 달았다는 점이 놀랍다.

고대 이집트 역사를 단지 파라오의 이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적인 구조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이집트에 대한 훌륭한 개론서라 하겠다.



<오류>

222p

투텐카톤은 곧 사라졌고, 아케타톤 궁궐의 또 다른 고위 인사인 에예가 뒤를 이었다. 에예는 이크나톤의 유모 티이와 결혼했다. 그는 아케타톤에 자신을 위해 무덤을 굴착해 만들었는데

(역주: 저자는 에예의 아내를 이크나톤의 유모로 추정했으나 현대 학자들은 그녀가 네페르티티의 유모였던 것으로 본다)

-> 내가 알고 있기로는 티이가 네페르티티의 어머니로 이크나톤의 장모인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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