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청나라 역사 - 하 한 권으로 읽는 청나라 역사
따이이 지음, 김승일 외 옮김 / 경지출판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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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권은 640 페이지라 더 두꺼운데 내용은 비교적 잘 읽힌다.

중국 학자들이 보는 마르크스적인 역사관이라는 것을 처음 접해 신선하기도 하면서 계급투쟁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이한 듯하다.

보통 명나라를 망하게 한 이자성을 비판하는 책만 봤는데 여기서는 지주계급과 농민들의 싸움으로 해석하고, 오삼계는 농민봉기를 혐오해 차라리 외세에 나라를 넘기고 만 반동분자로 평가한다.

나중에 청나라도 배신하고 삼번의 난을 일으켜 황제위에 오른 걸 보면 신념이고 뭐고 이런 것도 없는 그냥 세태에 따르는 시대적 인물일텐데, 이런 간웅을 속마음은 명을 추종해 거짓으로 항복하고 기회를 기다렸을 거라 해석하는 조선 선비들은 또 뭔가 싶다.

앞서 읽은 <동아시아 역사 속의 중국과 한국>을 보면 청나라에 갔던 사신들이 오삼계의 흔적을 찾고 복명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람으로 상상하던 장면이 있어 헛웃음이 나온다.

당시 중국에서 정주학은 이미 한물 간 학문이라 조선 사신들이 책을 구하기도 힘들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정말 이 책의 사상사 부분을 보니 송대 이학은 청나라의 봉건 정권 수호 차원에서 일부 존중되었을 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수많은 학문들이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송대의 정주학이 유심주의로 그 실체가 모호하고 봉건전제정권을 추존할 뿐이고, 명대 이후 유물주의 학자들의 수많은 학문들이 꽃을 피웠다.

이런 걸 보면 5백 년 전의 정주학만 떠받들던 조선의 경직성이 안타깝고 그래서 교류가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청나라 역시 사상 최대의 봉건왕조를 건설했지만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변화에 둔감했고 결국은 강제로 개항한 이후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이 책은 1840년 아편 전쟁 직전까지만 다룬다.

그 이후는 근대라는 뜻으로 그 전까지의 봉건 시대만 기술한 듯하다.

강희제나 옹정제는 그래도 긍정적인 서술이 있는데 건륭제는 재화를 낭비하고 백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음을 비판하는 쪽이라 의외였다.

강건성세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느낌이다.

민족주의에 취해 무조건 좋은 쪽으로만 해석하는 게 아니라 상당히 비판적이고 과학적인 분석들이 많아 청나라는 최후의 거대한 봉건 왕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번역이 매끄러워 잘 읽히는데, 하권은 오타가 많고 특히 마지막 부분은 급하게 번역을 했는지 어색한 문장이 종종 보여 아쉽다.

책을 읽다 보면 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 피지배계급의 삶이 피폐해지고 사회적 모순들이 쌓여 있다.

그렇게 거대한 왕조도 근대화적 정신이 부족하므로 결국은 근대 국가로 변신하지 못하고 망할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조선왕조의 멸망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인민들의 삶은 봉건적 착취와 각종 재해로 피폐해지는데, 인구는 엄청나게 늘어나 멜서스의 인구론처럼 굶어죽는 사람이 늘어나는 점에서 의문이 생긴다.

왜 중국은 그렇게 엄청난 인구 폭발을 경험하는 것인가?

농경지가 부족해 먹고 살기 힘들다는데도 계속 인구가 늘어나는 까닭은 다산을 장려하는 문화 탓인가?

러시아나 유럽 사회를 보면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지 않는데 오늘날에도 인도와 중국은 엄청난 인구를 자랑한다.

같은 개발도상국이어도 아프리카 쪽은 아시아처럼 인구가 엄청나게 늘지 않는다는 점이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오류>

85p

상인들은 언제나 백방으로 노동자 대오의 단결을 파괴하고 저애했다.

-> 저해했다.

105p

봉건사회에서 농민들은 보편적으로 문화가 결핍하고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 문화가 결핍되고

129p

임금을 죽이는 것과 같은 위협도 없었고 대권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거나

-> 대권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거나

145p

강희제가 대노할 것을 무릎 쓰고

->대노할 것을 무릅쓰고

199p

그중 한 가지 방안은 러시아군이 알바진에서 철수하는 외, 다른 양보도 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 러시아군이 알바진에서 철수하는 것 외, 

201p

기습을 발동했으며 피비린 진압을 감행했다.

-> 피비린내 나는 진압을 감행했다.

271p

그의 저술에는 강열한 반청사상이 담겨 있었고

-> 강렬한 반청사상이

286p

격앙되고 강열한 만주 반대 사상을 띤 문자가 

-> 강렬한 만주 반대 사상을 띤

326p

이학을 적극적으로 존경하고 숭배했는바

-> 숭배했던바

337p

와, 조 두 사람은 시를 논함에 있어

->왕(왕사진), 조(조집신) 두 사람은

415p

봉건제도의 중국에 농촌인구가 넘쳐 노동력 과잉으로 새로운 기술을 필요하지 않았다.

->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416p

경제문화가 발전함에 다라 정부와 지주, 상인들이 토목공사를 크게 벌렸다.

-> 경제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534p

불길처럼 맹렬하게 발전할 수 있은 중요한 조건이다.

->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다.

638p

이로부터 중국은 근대역사 시기로 진입하고 외국자본의가 중국을 침략하여 

-> 외국자본주의가 중국을 침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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