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영 밖으로 달아난 한양 수비군 - 훈국등록 고전탐독 12
윤진영 외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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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판형에 귀여운 표지가 인상적인 책으로, 짧지만 내용이 알차다.

훈련도감의 일지를 바탕으로 조선 후기 도성 군영의 모습을 여러 학자들이 재구성 했다.

우리도 서양처럼 미시사적 접근이 활발해지는 것 같아 역사책 읽기가 아주 재밌다.

양란을 거치고 효종은 북벌을 준비하면서 훈련도감의 인원을 5000명까지 늘렸다.

이들은 군역을 지는 농민병이 아니라 급료를 받는 직업군인이었다.

그런데 처우가 열악해 모집이 어려워 결원이 생기면 의무적으로 지방에서 뽑아 올리는 승호제도를 시행했다.

승호군에 뽑히면 장기 복무해야 하므로 가족이 전부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면 자급자족 시대이니 먹고 살 수는 있으나, 전답을 팔고 상경하면 당장 잘 곳도 없고 적은 급료로 살아가야 하니 승호를 기피했던 풍속이 이해된다.

당시에도 서울 집값은 대단히 비싸서 시골에서 상경한 군인들의 거주지가 없어 항상 문제였다.

요즘 같은 관사 개념으로 숙식처를 제공하기에는 조선 조정의 재정이 빠듯했던 모양이다.

기왕에 포수와 같은 정예병을 키우는 제도이니 급료를 많이 주고 훌륭한 인재들을 유치하면 좋았을 것을, 오죽이나 대우가 형편없으면 강제로 지방에서 착출했을까 싶다.

조선 후기는 양란 이후 큰 무력 충돌이 없었기 때문에 훈련도감의 한양 수비군들은 축성 같은 공사판에 동원됐다.

훈련도감에 소속된 장인들이 수공업 제품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세곡선을 운송하는 가외일을 통해 재정을 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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