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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의 탄생 - 역사학의 눈으로 본 원시 그리스도교의 역사 ㅣ 역사도서관 16
정기문 지음 / 길(도서출판)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언제 샀던 책일까?
아빠 책인가?
산 기억이 전혀 안 난다.
2016년 출간된 책이면 나온지 얼마 안 된 책인데.
저자를 보니 요즘 재밌는 역사책 많이 내는 정기문 교수라 기대감을 많이 갖고 읽게 됐다.
330 페이지 정도로 짧은 분량이지만 역서가 아니기 때문에 가독성이 뛰어나고 종교적 관점이 아닌 역사적 관점에서 그리스도교라는 종교의 탄생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그럼에도 100%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기독교의 탄생이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유대교라는 민족종교로부터 분리되어 보편적인 종교로 발전했다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명료한 과정은 아닌 것 같다.
마치 인류의 탄생이 직선상으로 연결되는 계보가 아니고 수많은 가지치기를 통해 오늘날의 현생인류로 발전한 것처럼 말이다.
내가 이해한 부분과 의문들
1) 예수는 곧 종말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수와 바울로는 죽는 순간까지 유대인이었고 그들은 새 종교를 창시한 혁명가가 아니라 유대교의 갱신을 바라는 개혁자들이었다.
바울로는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방인의 선교를 주장했지만 과연 그는 예수가 단순히 메시아가 아니라 신이라고 믿었을까?
내가 책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이 부분을 명확히 모르겠다.
바울로는 예수가 신이라는 삼위일체를 주장했는가?
예수는 자신이 신이라고 주장했는가?
그들이 그렇게 주장하지 않았다면 삼위일체설은 훨씬 나중에 교부들에 의해 성립된 신학인가?
2) 유대교는 오직 유대인만의 종교가 아니었다.
저자는 바빌론 유수 이후 고대 유대민족은 사라졌고 페르시아에서 다시 귀환하고 셀레우코스 왕조의 지배를 받는 과정에서 그리스 문화를 받아들여 여러 이방인이 존재하는 새로운 유대교가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생각해 보면 상식적으로도 그렇게 오랜 시간 디아스포라를 겪고 있었으니 민족의 융합은 너무 당연하다.
마카베오의 반란 등을 거치면서 예수가 탄생할 무렵에 모세 시절과는 다른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유대교가 성립됐고 그들은 요즘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방인들을 받아들였고 신약에서 예수가 설파한대로 똑같이 사랑의 정신을 강조했다.
바리새이파들은 복잡한 율법의 규정들을 유대인들이 현실에서 잘 적용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 즉 안내자였지 그들을 율법으로만 억압하려고 하지 않았다.
저자는 그런 의미에서 예수가 새 종교를 창시한 혁명가가 아니라 유대교를 새롭게 일신하려는 개혁가였다고 주장한다.
3) 그렇다면 왜 유대교에서 그리스도교가 분리되어 새로운 종교가 탄생했을까?
저자의 기술 범위가 기원후 70년까지, 즉 예수가 죽고 바울로가 선교하러 다니던 1세기 무렵이라 그 후의 기독교 성립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아 아쉽다.
베드로와 야고보 등은 이방인들이 반드시 율법을 지키지 않아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할례당, 즉 기존의 율법을 지키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힘이 셌기 때문에 적당히 현실적으로 타협하려고 했다.
그러나 바울로는 여기에 정면으로 반박했고 할례당의 공격으로 결국 예루살렘에서 순교하고 만다.
당시 유대 민족주의가 힘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이방인들에게 율법 없는 믿음을 설파하는 바울로는 설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바울로의 사망 이후 그의 사상은 소멸될 뻔 했으나 역사는 로마에 의해 할례당들을 전멸시키고 만다.
로마의 공격에 유대인이 몰살당하고 나서 다시 그리스도교가 재건될 때 가장 많은 저서를 남긴 바울로의 사상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예수와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사도의 초기 저서는 거의 바울로의 편지들 뿐이었고 또 기존의 민족주의 유대인들이 로마에 의해 몰살당했으므로 이방인의 선교를 주장한 바울로의 사상이 주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는 그리스도교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무척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신앙인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음 책은 예수는 언제 신이 되었나는 주제로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여러 근거를 각주로 성실하게 첨부하고 있어 신뢰도는 높아지지만 어쩔 수 없이 전개가 산만한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유대교에서 분리되려는 초기 기독교의 시작에 대해 너무나 흥미롭고 성실하게 잘 설명하고 있는 좋은 저작이다.